
주가가 1000에 다시 접근했다. 주가지수는 단순히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도 나름대로 하고 싶은 말을 몸으로 표현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번에는 과거 1000을 돌파했을 때처럼 쉽게 후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거 예를 보면, 첫째 1000 돌파 이후 하락이 시작될 경우 일주일이 안돼 주가가 100 이상 떨어졌고 반등도 미미했다. 이번에는 하락이 70에 머물렀고, 회복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어지간한 외국인 매도는 견뎌낼 자신이 있다는 사실이다. 3월3일 이후 외국인이 2조원 이상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가 70정도 하락했다. 반면, 500억원의 순매수로 다시 50이 올랐다. 시장이 외국인 매도를 견뎌내는 내성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셋째, 현재 시점에서 유가나 환율, 선진국 금리 인상은 시장 전체의 모습을 바꿀 수 없다. 주가가 떨어지는 동안 세 변수가 최대 악재인 것처럼 치부됐지만, 실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아직은 주가를 상승세로 끌고 가는 요인들이 악재보다 힘이 강한 상황이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할 때 향후 주식시장은 전 고점을 넘기 위한 여러 차례 시도와 이를 돌파한 후 강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두가지 요인은 국내 경기 회복과 금융 기관간 자금 이동 가능성이다. 주가가 완전히 하락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실물 지표와 심리 지표 사이의 괴리가 심리 지표 악화로 결론이 나야 한다. 또 유럽연합과 일본의 경기 둔화가 미국과 개도국까지 확대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 경우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밖에 없고,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도 지연될 것이다.
주식시장은 상황 악화보다 개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미국 시장의 상승 전환과 함께 국내 시장의 전 고점 돌파 시도가 진행될 전망인데, 이 과정에 성공하면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한결 우호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종우/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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