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과연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1000선을 향해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모아진다. 2분기 전체적으로 보면 1000선을 넘는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4월 한달을 떼어보면, 이번 주 엘지필립스엘시디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장의 초기 반응을 어떻게 얻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증권 분석가들은 일단 1분기 실적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편이다. 1000을 넘는 것보다 이 선을 넘어 안정된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쪽도 있다. 분석가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기술주들의 부진에 대해 투자가들이 어떤 해석을 내릴까 하는 것이다. 엘지필립스엘시디나 삼성전자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을 두고 ‘크게 나쁘지 않다’라고 해석하면 주가가 오르막에 접어들어 1000선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다. 반면 ‘그보다 괜찮을 것으로 봤는데 실적이 나쁘다’라고 해석하면 정 반대 양상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대형 기술주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기 때문에 그와 비교하면 올해 실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이들 기업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하다 해도 심각한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1분기 중 수출이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내수 관련주들이 국지적으로 조정될 수 있지만 전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에 이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영업 부진해도 반응 나쁘진 않을것”
경기회복 의구심 번져 등락반복 점치기도 삼성증권의 오현석 연구원도 “엘지필립스엘시디는 2분기까지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은데도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당장 실적보다 앞으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시장 해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보기술·자동차·조선·유틸리티 등은 실적이 좋지 않지만 그 수치에 대한 시장 반응은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인 증시 상황은 엘지필립스나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대체로 시장은 실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대우증권의 김성주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 1000 탈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4달 만에 지난해 10월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등 경기사이클 자체에 대한 불신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일본이 다시 부진해지면서 전체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를 들어 현재 증시 환경이 지난 2월 1000을 돌파할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한다. “설사 1000을 돌파한다고 하더라도 ‘안착’보다는 ‘등락’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동원증권의 김세중 연구원은 지수 1000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주문한다. 그보다는 지난 2월 당시 고점이었던 1025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에 반등을 하더라도 이 선을 넘지 못하면 단순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개발협력기구가 3월의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하는 5월 중순까지 지켜봐야 하고 그 이전에는 기술적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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