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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23 01:42 수정 : 2008.01.23 01:42

인플레 주시 성장우선…추가인하 가능성

미국중앙은행이 22일 침체위기에 빠진 미국경제와 신용경색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을 구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국제금융시장과 미국경제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시장에 분명한 정책의지를 보여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중앙은행은 이를 위해 전날 밤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전화로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달 FOMC 정례회의는 오는 29일과 30일 열릴 예정이었다.

◇불안심리확산시 시장붕괴 우려

연방기금 금리를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회의를 열어 서둘러 연방기금 금리를 0.7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은 80년대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국제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조짐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시장 위기가 지구촌에 거의 모든 곳까지 확산하면서 독일과 인도, 중국, 일본, 영국 등의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미국 증시가 마틴 루터 킹 공휴일로 휴장한 21일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악의 주식폭락을 기록하면서 공황상태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독일과 인도의 주식시장은 전날 7% 이상 폭락했고 영국(5.5%)과 중국(5.1%), 일본(3.9%)도 폭락장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가 상승한 국가는 스리랑카가 유일했다.

이와 함께 뉴욕증시도 전날 선물시장에서 폭락할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불안한 조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중앙은행은 시장의 불안심리가 계속 확산돼 사자주문이 사라져 미국과 세계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동성 공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다.

◇버냉키 시장친화적 통화정책 시사

벤 버냉키 FRB의장은 이날 FOMC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유를 밝히면서 "경제전망에 금융시장과 다른 진전상황들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신용경색과 경제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성장에 주안점이 주어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8일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시하면서 대폭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비췄는데 이번 긴급 금리인하 조치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을 막고 경제침체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무엇보다 분명히 보여줬다.

그는 또 자신의 통화정책에 대한 접근방식이 금리를 결정하는 FOMC에서 계속 `갈 지(之)' 형태를 보여 시장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는 불신을 낳고 있다는 지적을 차단하려고 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뚜렷하게 현실화되고 있는 최근에 와서야 부랴부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필요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뒤늦게 밝혀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게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갖게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버냉키 의장은 이번 성명서에서 "향후 수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 상황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 필요성은 여전하다"면서도 "상당한 경기하강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경기부양에 우선적으로 주력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그동안 인플레 억제와 경제성장이라는 중앙은행의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우선 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추가인하 가능성도 제기

미국중앙은행이 신용경색에 빠진 미국과 국제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 포인트 대폭 인하해 3.50%와 4.0%로 하향조정했다.

이번에 금리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0.75% 포인트나 대폭 인하됐지만 금리인하가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미 경제가 불황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미국중앙은행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를 오는 3.4분기까지 2.5%까지 내릴 것이라고 내놓은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미국의 작년 11월 기존주택 잠정 판매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데다 작년 12월 실업률도 2년래 최고치인 5%까지 상승, 고용시장까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금리인하가 불가피한 이유로 제시했었다.

또 FOMC 성명서에서도 경제전망에 금융시장과 다른 진전상황들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신용경색과 경제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도 "2008년 경제전망이 나빠지고 있고 경기하강 위험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경제성장을 돕고 경기하강 위험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추가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버냉키 의장이 그동안의 다소 모호한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밝힌 만큼,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장에서 확인될 때까지 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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