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악화’ 외국인·개인 대규모 매도…48.85 ↓
최근 주식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코스피지수 1600선이 30일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반등 하룻만에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전날보다 48.85(2.98%) 떨어진 1589.06으로 마감됐다. 16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5월15일(1589.37)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29.56(4.67%) 급락한 603.11로 마감돼 지난해 3월6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은 미국 뉴욕증시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에는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20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세와 오후 들어 쏟아진 개인들의 매도 물량을 기관이 막아내지 못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관망 심리가 팽배한데다, 중국이 추가 긴축 조처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특히 중국 수혜주로 분류됐던 조선주와 해운주는 매쿼리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중국 관련주를 많이 편입한 기관투자가들이 편입 비중을 낮출지 모른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급락했다.
일부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이들 업종의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손절매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미포조선·대한해운 등이 하한가로 추락했고, 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 등도 10% 넘게 떨어졌다. 증권업종의 낙폭도 커졌다. 중국 관련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하한가에 가까운 14.34%나 떨어졌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아시아로 전이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하는 일시적인 대책일 뿐이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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