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증시약세에 경쟁 가열로 수익성 악화
전문가들 "금융주 전반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전문가들 "금융주 전반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증시 약세, 수수료 인하 경쟁 등 악재가 겹치며 증권주 주가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증권(-1.55%), 대우증권(-0.73%), 대신증권(-0.96%) 등 대형 증권사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자사주 25만주 매입을 발표했음에도 3.18% 급락해 10만6천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최고 주가인 20만6천500원에 비하면 반년 만에 반토막난 셈이다.
증권주의 최근 하락 행진은 글로벌 신용경색과 증시 약세라는 거시 환경의 변화에다 증권업계 내부 경쟁 격화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먼브러더스의 대규모 손실 등으로 글로벌 신용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미국, 증국 등의 증시가 연일 급락하자 국내 증시도 지난달 중순부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이 총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내 증권사에는 이런 현상이 치명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8조2천억원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4조8천억원대로 추락한 데서 알 수 있듯 주식 거래가 줄면 증권사 수수료 수입도 급감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권업계 내부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경영 환경의 악화로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달 15일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5%로 낮춘 후 대부분의 증권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뒤따라 수수료를 내리면서 수수료 수입의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IBK투자증권 등 8개 신설 증권사가 이르면 7월부터 증권업계에 진입하게 되면 증권업계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일부 증권사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구철호 애널리스트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이 또한 증권주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커질 경우 자금 조달 차질과 연체율 상승 등의 우려 등으로 인해 증권주뿐 아니라 은행, 보험 등 금융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들은 올해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와 증시 하락 등으로 전반적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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