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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달러 약세 불가피 아시아 국가 고통 겪을 것”

등록 2005-04-28 18:07수정 2005-04-28 18:07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 방한

“유가가 50달러 이상에서 계속 유지된다면 하반기에 미국 경제는 침체로 갈 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있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사진)가 28일 한국을 방문해 기관투자자들과 기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를 가졌다. 로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아직까지는 침체라기보다 둔화세가 목격되는 정도”라며 “하지만 유가가 계속 떨어지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는 이날도 자신의 평소 지론인 ‘글로벌 경제 불균형론’을 역설했다. 즉 미국은 저축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다른 나라의 잉여저축으로 먹고 살고 다른 나라는 미국에 대한 수출로 먹고 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치는 “미국 소비자들은 실질 소득은 줄고 있는데 빚으로 소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미국 자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근로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중국에 대한 압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도 거기에 맞춰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해서 저축을 유도하는 것인데, 경기 위축을 두려워해 과감하게 나서지 않고 있다”며 “결국 환율조정(달러화 약세)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달러화 약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소비도 지금 수준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결국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여기에 통화가 절상되면서 또 한번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이중 충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 “다른 아시아 나라들처럼 내수 위축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통해 민간 소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아시아 금융허브에 대해서는 “도쿄, 싱가폴, 홍콩 등도 다 허브를 꿈꾸고 있다”며 “하지만 아시아는 방대하고 역동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복수의 허브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일관된 비관론을 주장해 ‘약세장의 왕’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00년 미국 경제 침체를 예견한 ‘더블딥’ 이론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론’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스티븐 로치는 누구?

스트븐 로치는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 등과 함께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애널리스트 중의 한 명이다. 코언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으로 ‘강세장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반면 로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이 듣기 싫어하는 ‘쓴소리’를 거침없이 해온 ‘비관론의 대부’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로치는 “나는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암울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00년 미국 경제가 이듬해 침체에 빠질 것을 예견한 ‘더블딥(이중침체)’이론으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비관론의 기수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불균형론’으로 다시 한번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지난 82년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들어왔으며 이전에는 모건 개런티트러스트사에서 부회장을 역임했다. 72년과 79년까지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고 브루킹스 협회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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