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중시하는 기업일수록 주가 수익률이 높고 폭락장에서도 주가가 덜 떨어진다는 실증 분석결과가 나왔다.
류영재 한국사회책임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권과 사회책임투자(SRI) 국제회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사회책임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요소 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해 투자에 반영하는 전략을 뜻한다.
류영재 센터장은 국내 상장기업 16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공시정보 등을 통해 인권경영점수를 평가한 결과 성적이 높은 상위 20% 종목(21개)이 하위 20% 종목(24개)보다 지난 2006년1월부터 2008년10월까지 34개월간 주가상승률이 23%포인트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자료를 보면 평균 91점을 받은 상위 20% 종목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7%인 반면, 평균 38점인 하위 20% 종목은 평균 주가가 16% 떨어졌다.
조사대상 기업의 전체 평균 인권경영점수는 63.14점이며, 대체로 기업규모와 점수가 비례했다. 대기업은 64.22점으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 62.83점, 소기업 54.52점으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상하수도·교통 등 공공분야(77.86점)가 가장 높았고, 통신(72.86점) 금융(72.80점) 에너지(68.57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소재산업(59.32점)과 정보기술(IT)산업(62.24점) 등은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 현대미포조선, 한국타이어, 해태, 풍산, 한화, 대우인터내셔널 등 임직원이나 소비자, 지역사회에 인권 관련 문제를 일으킨 이른바‘포커스 기업’(전체 9%)들은 인권경영점수가 평균 56.3점으로 평균보다 7.5점 떨어졌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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