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주가 흐름
모건스탠리 “한국증시,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
외환위기때도 저점대비 63%까지 일시적 상승
외환위기때도 저점대비 63%까지 일시적 상승
증시에서 정책대응과 경기침체가 서로 시소게임이 벌이는 국면에서 ‘베어마켓 랠리’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말이나 멀리 내년 1분기까지는 ‘전반적인 약세장 속의 일시적인 반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조심스런 예측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은 전날 76포인트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회복세에 대한 반발 매도세도 불구하고 0.79포인트 올라 1105.83에 장을 마쳤다. 전날 7.48%나 상승한 것과 전전 거래일(5일)에도 2.14% 올랐던 것에 비춰, 코스피지수 1100선을 지킨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이날 지난 몇 달 동안 약세장을 이끌던 주인공인 외국인이 2천억원어치 가까운 주식을 사들여 주가 하락을 막는 일등공신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우리 증시가 보여준 상승 여력을 두고 그동안 시장을 뒤덮었던 비관론에서 약간씩 벗어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도 일시적인 반등장세가 이어지는 베어마켓 랠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은 외국 쪽에서 먼저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유력 언론들이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석유값 하락과 각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등으로 이번 베어마켓 랠리는 예전보다 좀더 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통화 사정 호전과 외국인 매도 약화로 베어마켓 랠리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전고점에서 65%까지 급락한 뒤 2~3달 사이에 저점 대비 63%까지 오른 뒤 다시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동안 우리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는 정부·중앙은행 정책과 경기침체가 시소를 타는 국면이 계속됐다. 주가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금리인화와 경기부양책이 막아주고, 올라가는 것은 경기침체라는 경제 펀더멘탈이 막는 형국이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1000선과 1100선 사이에 갇힌 ‘가두리 장세’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힘의 균형이 약간이나마 정책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더해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회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지금의 단기 반등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베어마켓 랠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확신을 하기 어렵다. 시장에선 코스피지수가 1100선을 지나 1200선을 넘서야 베어마켓 랠리라 부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지금 같은 대세 하락 국면에서도 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에 정책대응에 대한 신뢰감이 더해져야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며 “1200선까지 가봐야 랠리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한걸음 나아가 “내년 1분기까지 정책대응에 대한 기대감에 1300선까지 올라가는 랠리가 올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실제 기업수익률이 확인되는 내년 2~3분기인데, 지난 10월 저점 밑으로 더 밀려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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