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과 함께 합동 해외 투자설명회(IR)에 나선 코스닥 기업들이 외국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예상밖의 관심을 끌면서 ‘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 상담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일부 코스닥 기업들은 며칠 만에 주가가 꽤 오르는 등 벌써부터 투자설명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엘시디 장비업체인 디엠에스는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 16일(현지시각) 런던에서도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합동 및 단독 기업설명 모임을 진행했다. 디엠에스 박용석 사장은 “세정 장비분야에서 일본업체와 경쟁하면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투자가들이 인정하는 편이었다”며 “모두 10개 이상의 외국 투자업체들과 설명회를 했는데 관심도가 높아진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디엠에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합동설명회가 시작된 지난 11일 6.96%에서 16일 9.36%로 늘어났다. 주가도 11.95%나 뛰었다.
엔터기술도 설명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엔터기술 오원균 이사는 “지난해에도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상담 약속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며 “올해는 홍콩에서 첫 설명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매수주문이 나왔다”고 말했다. 엔터기술도 외국인 지분율이 소폭 올랐다.
한글과컴퓨터 강태진 부사장은 “한국·중국·일본 정부가 공동 개발 중인 아시아리눅스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시장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 지에 대해 외국인들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한컴과 집중적인 상담을 벌인 헤지펀드 체니캐피탈의 휴 스와이어 매니저는 “전 세계에서 70억 달러의 투자자금을 운영 중인데 아시아에선 투자자금 중 15%를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컴을 자세히 알고 싶어 추가설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보안장비 전문업체인 아이디스도 7곳의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자사의 기술력과 고객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들이 기술력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면서 실제로 매수주문에 나서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런던 합동 설명회를 진행한 맥쿼리증권의 칼 스트럿 유럽영업 담당 전무는 “한국 주식시장에는 아시아 최대 아이티기업인 삼성전자는 물론, 코스닥시장 내 유망 중소기업들도 많아 최근 유럽지역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동 설명회는 모두 26개 기업들이 참여하며 런던에 이어 오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 런던/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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