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스 발생 당시 업종별 주가 등락률
전날보다 39.59↓…환율은 13.40원↑
백신관련주 상한가, 항공·여행 하락세
백신관련주 상한가, 항공·여행 하락세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돼지 인플루엔자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0원 오른 1356.8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1379.5원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8.6원 오른 1352.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345.0원으로 밀린 뒤 매수세 유입으로 1350원 부근으로 오른 채 공방을 벌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확산에 대한 우려로 환율이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9.59 떨어진 1300.24를 기록했다.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내림세로 돌아선 뒤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대인 26.60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이며 500선 아래인 479.37로 장을 마쳤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센터장은 “지난 주말부터 조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과 미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일면서 조정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종목별 주가 흐름에선 희비가 갈렸다. 백신 관련주 등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여행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항공주와 여행주는 하락했다. 녹십자·중앙백신·씨티씨바이오·대한뉴팜·파루·중앙바이오텍·제일바이오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성기업·사조대림·오양수산 등 수산주와 마니커와 하림 등 닭고기 관련주 등도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나항공(-3.25%), 대한항공(-2.38%) 등 항공주와 자유투어(-6.09%), 세중나모여행(-3.02%) 등 여행사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때 주가 흐름도 비슷했다. 그 해 1~4월 기간 중 건강관련 헬스케어 업종은 7% 이상 오른 반면, 항공업종은 6% 가량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의 증시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어 돼지 인플루엔자가 더 심각하게 확산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치료가 가능하고 2003년 사스 발병 때도 5~6월 들어 회복된 경험에 비춰볼 때 기술적 조정의 폭을 조금 확대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국제사회의 대처가 상당히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잠복기간 7일을 감안할 때 대략 1주 정도 추가 감염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 여행과 항공 관련주들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646억원을 순매도해 17일째 매도행진을 이어갔고 개인은 13일째 연속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585억원을 순매도해 5거래일 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28일 상·하한가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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