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많이 팔고 중동 많이 샀다
작년 한국증시 살펴보니
지난해 국내증시에서 미국 국적의 투자자를 중심으로 순매도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참여한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북미계와 유럽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적별로 미국이 25조4336억원이 가장 많았고, 영국이 7조5541억원, 케이만제도 6조8538억원, 룩셈부르크 4조5263억원, 호주 1조7345억원 순이었다. 이들 5개 국가 투자자들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금액(43조2241억원, 유가증권시장 기준)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이는 미국과 영국 등 국가들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큰 것도 한 원인이지만,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투자은행 대부분이 이들 국가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동계와 아시아계 자본은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 국적 투자자가 2조6341억원을 사들였고, 그 뒤를 이어 사우디아라비아(2조1059억원), 프랑스(1조6893억원), 노르웨이(1조558억원), 아랍에미리트(932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축적한 오일머니와 국가 지원에 바탕한 국부펀드들이 북미계 자본들이 내다 판 주식을 싼값에 사들인 셈이다.
매매회전율은 241.2%로 1년 전인 2007년의 154.3%에 견줘 86.9%포인트 뛰어올랐다. 회전율은 매매주식수를 보유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장기 보유보다 단타 매매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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