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21 21:34
수정 : 2009.07.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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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지수와 외국인 순매수 추이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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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기업실적 개선에 ‘서머랠리’ 힘실려
“하반기 기업이익 지속 확보 어려운 상황” 분석도
코스피지수가 석달 가까이 갇혀 있던 박스권 상단을 거세게 뚫은 뒤 오름세를 이어갔다. 증시에서는 국내외 기업실적 개선과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지만 1500선 중반대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0.48포인트(0.71%) 오른 1488.99로 마감하면서 거래일 기준 엿새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뜨거운 ‘서머 랠리’(여름 상승장)가 연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가곡선이 5월부터 1360~1440에서 지루하게 게걸음을 했던 탓이다.
주가 오름세는 미국과 중국 등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골드만삭스·인텔·제이피모건 등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산업생산지수 등 거시 경제지표들의 개선이 미국에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의 예상치인 7.8%보다 높은 7.9%를 기록한 것도 국내 증시에 훈풍이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 확대로 이어지고, 국내 증시는 주가수익배율(PER)이 다른 국가들보다 낮아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다음달에 1600선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480~1500선은 가장 두터운 매물벽이고,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세계 증시의 견조한 상승 흐름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고려할 때, 한 두 차례 저항을 받더라도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승세는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지난 20일 5204억원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21일에도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했다. 최근 닷새 동안 사들인 주식이 1조7천억원어치가 넘는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헤지펀드의 단기성 자금보다 중장기적 투자 성격을 띠는 미국 및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주가의 상대적 저평가 등 국내 증시의 매력은 여전해 외국인 순매수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자금은 6월에만 국내 증시에서 1조61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76.3%를 차지했다.
문제는 기업실적이다. 3분기와 4분기에도 2분기와 같은 성적표가 나올지 미지수다. 임정석 엔에이치(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기업이익 회복의 67%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과 금융 부문의 회복세는 수요 회복보다는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 대손충당금 감소 등에 따른 것”이라며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3분기와 4분기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업이익 증가율이 2분기에 정점을 찍어, 실적 계기는 3분기부터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상승 추세를 형성할 정도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기업이익이 확보되기 어렵다”며 “하반기에는 1550선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일시적 상승과 되돌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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