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24 22:18
수정 : 2009.07.24 22:18
“상승세 지속” 전망…유동성 회수 ‘출구전략’이 변수
코스피지수가 아흐레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열달 만에 1500선을 넘어설 정도로 호조세를 보인 것은 주로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서 비롯됐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일(현지시각) 188.03(2.12%) 급등한 9069.29로 마감하면서 지난 1월6일 이후 처음 9000선을 돌파하며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드가 2분기에 23억달러의 순이익을 내고, 맥도널드 등의 실적이 예상치를 초과하면서 미국 주가를 밀어올렸다.
각국 주가는 ‘제로 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인 뒤 멈칫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다시 오름세를 타는 모양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독일·프랑스의 증시도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많이 올랐다.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4.11(1.33%) 오른 3372.60을 기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예상 밖의 실적 호전)가 이어지고, 국내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추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44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최근 8일 동안에만 3조182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은 시기상조이고 경기회복에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철강, 금속, 기계 업종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세를 이루는 중에도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출구전략’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이종우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에서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근본에는 금리를 못 움직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미국 주가가 9000선을 넘고, 한국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유동성을 마냥 풀어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550선을 넘으면 가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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