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주 소식에 ‘사자’ 몰려
기관·외국인 매도물량 떠안아
기관·외국인 매도물량 떠안아
개미들은 원전 건설 수주가 원망스럽다? 원전 건설 관련 업체의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답답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 수주 소식에 앞다퉈 주식을 샀지만, 기관과 외국인들의 물량 폭탄만 떠안은 꼴이 된 탓이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100원(0.29%) 오른 3만4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전 수주 소식이 알려진 뒤의 주가보다 한참 밑이다. 한전은 지난 28일 증시가 문을 열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4900원(14.96%) 오른 3만7650원으로 출발했다. 개인들이 너도나도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에만 800만주를 샀다. 반면 기관은 9만주를 팔았고, 외국인은 무려 780만주를 팔았다. 상한가로 출발한 주가는 전날보다 5.04% 오른 3만4400원으로 끝났다. 29일에는 주가가 전날보다 1.16% 하락한 3만4000원을 기록했다. 결국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의 물량만 떠안은 꼴이 됐다.
삼성물산도 지난 28일 주가가 전날보다 13.11%나 치솟으면서 개인이 앞다퉈 주식을 110만주나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1만주, 43만주를 팔았다. 주가는 전날보다 3% 오른 채 끝났다. 현대건설과 두산중공업, 한전케이피에스(KPS) 등도 마찬가지다. 원전 수주 소식에 개인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주가가 급등하자 기관과 외국인은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이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비싸게 주식을 산 개인 투자가들은 발목이 잡혀버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투를 잡은 개인들은 갑갑한 상태가 됐는데, 특히 기관이 미리 물량을 사뒀다가 대거 매도하면서 수익을 챙겼다”며 “원전 건설의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식을 팔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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