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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시 봄날 오나” 술렁

등록 2005-01-17 18:33수정 2005-01-17 18:33


주가 920훌쩍 …코스닥 17.64↑181개종목 상한가
예탁금 1조3500억↑·공모주 열기…“옥석가려야”

2년 전부터 코스닥 투자를 해오던 김아무개(45)씨는 요즘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원금 1억5천만원의 절반을 까먹고 7500만원밖에 남지 않아 의기소침했는데, 한 달도 안돼 잔고가 3억원까지 불어났기 때문이다. 연말부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관련주 등 최근 코스닥을 달군 ‘테마주’ 위주로 매매를 한 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증권의 PB전문점인 에프앤아너스 청담동지점 김선열 지점장은 최근 직원들과 한 회의에서 고객자산의 주식편입비중을 장기적으로 현재 25%에서 35%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 지점장은 “여러 측면에서 올해는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주식투자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증시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연말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코스닥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고, 상대적으로 부진하던 거래소마저 지난 14일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예탁금, 주식형펀드, 미수금 등 증시 주변 지표들도 1월 들어 크게 좋아지고 있다.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양상이다. 증권가 주변은 벌써 ‘1000 돌파’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00년 ‘코스닥 광풍’의 기억을 되살리며 증권사 영업지점으로 모여들고 있다.

17일 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17.98(1.99%) 상승한 923.08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등에 업고 19.56 상승했던 지난 14일에 못지 않은 상승세다. 지난달 30일 1조6937억원이던 거래대금은 이날 3조2908억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 14일 1913억원에 이어 이날 하루 동안에만 3217억원을 순매수해 ‘바이코리아’ 기대를 낳고 있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된 코스닥의 상승세는 무섭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7.64(4.12%) 상승한 446.04에 장을 마쳤다. 상한가 종목이 무려 181개(전체 종목 908개) 터져나왔다. 코스닥 등록 기업 5개 가운데 1개가 상한가를 친 셈이다. 거래대금은 1조5975억원으로 9일째 1조원대를 넘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만 해도 6203억원에 불과했다. 컴퓨터프로그램 판매업체인 제이엠아이는 지난달 28일부터 무려 1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과 견주어 주가가 갑절 이상으로 폭등한 종목은 로패스·씨앤텔·C&S마이크로·서화정보통신 등 10여곳이 넘는다.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증시자금 지표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8조1308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9조4855억원까지 늘어났다. 4945억원이었던 미수금도 705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지난달 말 7조4544억원에서 7조5260억원으로 상승한 반면, 채권형 수익증권은 74조5824억원에서 74조179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공모주 시장에도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에스엔유프리시젼·서산·인터넷엠비씨·인프라밸리 등 코스닥 등록예정기업 4곳의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2조6528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개인투자자들도 서서히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홍만 대신증권 홍제동지점 지점장은 “최근 객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고 신규계좌와 예탁금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코스닥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최근 급등세를 보고 따라 들어가는 개인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철 굿모닝신한증권 차장(분당 수내역 지점)은 “코스닥에서 혼난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번엔 좀 틀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하반기 900을 넘지 못한 것은 900이 꼭대기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는데 일단 900을 뚫으면서 이제 900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되는 ‘큰 장’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최근의 과열 양상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현재 누가 봐도 과열인데 문제는 이 랠리가 곧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오르는 종목 중 매출도 제대로 못내고 자본잠식으로 퇴출 위험에 처해있는 종목도 포함돼있는 만큼 기본적인 사항을 잘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선희 이호을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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