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해외채권 발행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하이닉스가 세계무역기구 분쟁에서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어 상승 탄력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28일 하이닉스는 3일째 하락세를 보이면서 장중 한때 1만6천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주 하이닉스는 기술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나 엘지필립스엘시디 등 쟁쟁한 라이벌을 제치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 4월말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무려 40% 가까이 상승하는 괴력을 보이던 터였다.
하이닉스가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말 뉴욕에서 10.5%에 이르는 고금리로 해외채권을 발행해 앞으로 상당한 이자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논란이 벌어지면서부터였다. 이어 그동안 유리하게 이끌어오던 대미 무역분쟁에서도 세계무역기구가 미국 손을 들어줘 사실상 패소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런 악재들이 반도체 업계를 짓눌러 오는 가격 하락에 더해져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아직 괜찮은 편이다.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믿을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대미 무역분쟁에서는 최종판결에서 불리한 판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관세가 미미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시장의 상당부분은 하이닉스 미국공장 물량으로 커버하고 있고 연말이면 중국 등 다른 지역 해외공장도 이들 지역에 대한 공급에 가세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적정주가를 1만8천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조정하면서 매수를 권했다. 그는 “3분기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안정되고 있는 디램이 이익을 낼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가 폭락하지 않는 이상 하이닉스의 경영성과는 괜찮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 임홍빈 연구위원은 6달 목표주가 2만4천원을 제시하면서 “하이닉스는 디램에서 10%, 플래시메모리에서 35%선의 이익을 내고 있어 업계 최강의 원가경쟁력으로 업계의 공정개선을 리드하고 있다”라면서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40% 정도 축소된 1조938억원 정도가 되겠지만 이는 매우 긍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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