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턴어라운드 관심 종목
“20~30개만 집중 수혜” “소외주도 빛볼 것”
업종·종목별 따로-동반상승 전망 엇갈려
업종·종목별 따로-동반상승 전망 엇갈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일부 종목들은 신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종가기준으로 100만원을 돌파했으며, 현대자동차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이는 일부 기업에 불과하며 더 많은 기업들이 2007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도 일부 기업들만의 잔치가 이어질지, 아니면 좀더 많은 기업들이 상승세에 동참할지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의 매수 주체로 떠오른 자금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은 좀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권사 랩어카운트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자문형 랩의 경우 지난해 5조원이 몰린데다 증권사들이 올해 목표치를 대폭 올려 잡고 있어 이들이 선호하는 20~30개 종목의 집중적인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또 미국 증시의 경우에도 주가지수가 한단계 성장할 당시 50여개 종목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사례가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차장은 “현재 일정 정도 올라온 종목들이 좀더 좋을 것이고 이들 종목 중에서도 특화된 종목들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자금 상황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차별화 양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2007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중대형 가치주들이 좋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스케이증권 김도균 연구위원은 “시장에 소외된 종목들은 호재가 나올 경우 민감도가 높다”며 “지난해 부진했으나 올해부터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좀더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환경에 노출돼 기업의 부채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고, 비용 절감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익 규모가 급감해 주가순자산배율(PBR)이 낮아진 기업들 중 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선 기업이 좋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기술(IT)과 금융업종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자동차업종은 약간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올해는 온기가 확산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전반적인 업종과 종목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지난해 기업이익은 53% 성장했지만 주가 상승은 20%에 불과하다”며 “이는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의 더딘 고용 회복 우려 등으로 위험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3~4월께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미국 고용이 좀더 의미있는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그동안 높은 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위험 가중치에 눌려 있던 종목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류 팀장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업종과 게임·인터넷·은행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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