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13 20:32
수정 : 2011.06.13 20:32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 ‘조변석개’ 증권사에 쓴소리
주식 시황에 따라 전망을 자주 바꾸는 증권업계의 행태를 비판하는 쓴소리가 업계 내부에서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3일 ‘증시 전망은 조변석개 식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기존의 시장 전망을 갑자기 바꾸는 업계의 행태에 일침을 놨다. 강 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방향이 혼미해지자 증권사들이 관점을 조변석개 식으로 바꾸고 있다”며 “틀리더라도 소신과 근거를 중심으로 일관성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초 2분기 조정 후 3분기 반등을 예상하다가 조정이 길어지자 3분기 조정 후 4분기 반등으로 슬그머니 전망을 바꾸는 증권사들의 분석을 문제 삼은 것이다.
강 팀장은 “금융시장은 예측이 어려워서 혼자서 소신있게 행동했다가 지탄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 보니 증권사들이 소신있는 전망을 하기보다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중간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대로 1분기에 저점을 찍고 연말까지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선진국 경기 회복이 신흥국보다 빠를 것이란 생각이 바뀌고 있고,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뒤 달러화 강세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우려도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워 낙관론이 팽배하던 지난 4월 말 경고음을 낸 연구원도 있다. 조성준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27일 리포트에서 증권업계의 낙관론을 가짜 약으로 환자의 병세를 호전시킨다는 ‘플라시보 효과’에 빗대 반박했다. 조 연구원은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는 증권사들이 지수 전망치를 경쟁적으로 높여 주가 상승을 합리화하는 플라시보 효과가 유발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뒤늦게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개인들만 피해볼 수 있다는 예측은 이후 증시 조정으로 맞아떨어졌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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