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형 우량기업들이 주가관리 등을 위해 지난 상반기 중 자사주 취득을 꽤 늘렸다. 자사주 취득은 주요 목적인 주가관리, 주주가치의 제고 등에는 유효하지만 우량주 유통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식 품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7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상반기 중 자사주 취득 및 처분현황을 공시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상장법인들의 자사주 취득은 금액 기준 3조528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8% 늘어났다. 그러나 자사주를 취득한 회사 숫자는 지난해 75개에서 36개로, 상장 주식수도 9500만주에서 5686만주로 줄어들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 회사가 줄어든 것은 주가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취득의 일차적 목적은 주가를 상승시켜 주주들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인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경우 주가가 무려 200~300포인트나 올라 주가 관리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도 줄어든 이유가 되고 있다.
자사주를 가장 많이 취득하는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총 410만주, 1조92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하고 현재까지 160만여주, 8천억원어치 정도를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14일 주가 49만6500원에서 이날 현재 51만6천원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중 1200만주(6602억원), 포스코는 174만주(3565억원), 케이티엔지는 300만주(1654억원), 하나은행 460만주(794억원)를 각각 사들였다. 이밖에 씨제이는 85만주(584억원), 삼성물산 319만주(453억원), 한국투자금융지주 320만주(443억원), 벽산건설 779만주(390억원) 등이다.
자사주 처분은 지난달 16일 총 2942만주를 1조3500억원에 처분한 국민은행이 상반기 전체 처분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반기 중 자사주 처분금액은 모두 1조549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1%가 늘어났다. 처분 기업수는 64개에서 65개로 1개 늘어났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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