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03 20:52
수정 : 2011.07.03 20:52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리스가 지금처럼 세계 언론의 중심에 섰던 적이 있을까? 가까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있었을 테고 멀리는 1974년 터키와 키프로스를 놓고 전쟁을 벌였을 때 정도일 것이다. 세계 주식시장이 그리스 때문에 오르고, 그리스 때문에 떨어지는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스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돈을 받아야 하는 쪽에서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 돈을 갚거나 앞으로 문제없이 갚으리란 확신이 있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 그리스는 이런 확신을 주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 현재 구도라면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1982년 남미 국가들이 그리스처럼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는 부채의 일정 부분을 탕감해 주고 나머지는 미국의 보증하에 새로운 채권, 이른바 ‘브래디 채권’을 발행해 해결을 봤다. 이렇게 누군가가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면 해결이 쉽다. 그러나 현재는 누구도 선뜻 손실을 떠안겠다는 의지가 없어 미봉책만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그리스에서 사고가 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처럼 당장에 돈을 못 갚아서 부도를 선언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리스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확신할 수 없는데다 불과 3년 전에 미국 금융위기를 겪은 만큼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국제 공조가 이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도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스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선진국들이 그리스를 진정시키려는 노력 이상으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
그리스가 합의를 통해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넘긴다 해도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이미 1년 반 이상 주식시장에서 문제가 된 만큼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 지난주부터 선진국들이 각종 방안을 내놔 시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부분이 주가 상승에 한계를 만드는 요인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형태의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리스가 사라지면 주식시장은 다시 평균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선적인 관심사는 2분기 실적이 기대만큼 나올까다. 여기에 향후 경기가 소폭 조정을 거쳐 다시 활성화될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호재와 악재 모두가 탄탄한 상태여서 주가는 쉽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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