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1주일새 -15%…올 들어 11.67% 손실
혼합형도 -3.1%…채권형은 2.72% 수익 ‘양호’
혼합형도 -3.1%…채권형은 2.72% 수익 ‘양호’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도 낭패감에 사로잡혔다. 연초 수익률을 다 까먹고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10일 펀드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의뢰해 최근 6거래일간 유형별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적이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국내 주식형은 세계경기 불안으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14.6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7.08% 내렸다. 지수에 비해선 다소 선방했지만 올 수익률도 -11.67%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
국외 주식형 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12.0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07%로 국내 주식형보다 좋지 않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브라질 펀드가 최근 6일간 -16.29%로 가장 큰 손실을 보았다. 러시아 펀드도 -16.07%의 손실을 입었다. 주로 미국에 투자하는 북미펀드는 -13.95%,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럽에 투자한 펀드는 -12.24%였다.
가장 선방한 지역은 중국 본토 펀드와 인도 펀드로 1주일새 -3.36%, -5.45%를 기록했다. 하지만 홍콩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홍콩H)는 -12.96%로 성적이 나빴다. 외국인 투자가 제한돼 있는 중국에 비해 홍콩 증시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과 주식을 함께 편입한 국내 혼합형 펀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6일간 5.28%의 손실을 냈고 연초 이후 수익률도 -3.1%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최근 6일새 0.57% 수익을 냈고 연초 이후 2.72%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세계경제 침체 우려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식에서는 대량 매도를 하는 외국인도 채권에서는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채권형 펀드가 수익을 낸 원인이다. 지표물인 3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1일 3.90%에서 10일 3.45%로 0.45%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그만큼 국채 가격이 올라 채권 투자자들이 이익을 많이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나빠지고 있지만 돈은 되레 급속히 들어오고 있다. 최근 1주일새 1조79억원이 순유입돼 국내 주식형펀드의 10일 현재 순자산은 59조3379억원에 이른다. 반면, 국외펀드에서는 계속 돈이 빠지고 있다. 최근 1주일 1732억원을 포함해 한달새 1조원에 가까운 9335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날 현재 순자산은 33조765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연주 에프앤가이드 펀드 연구원은 “상당수 펀드가입자들이 상반기에 펀드를 환매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의 경우 지금을 가입 적기로 보는 소신파들의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한숨 돌린 코스피 코스피가 소폭 반등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장 마감을 앞두고 딜러들이 이야기를 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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