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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26 21:37 수정 : 2012.02.26 21:37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에는 큰 담론과 작은 담론이 있다.

그동안은 큰 담론의 싸움이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제를 중심으로 주가가 만들어졌기 때문인데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됐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계기로 유럽 재정위기가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선진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작은 담론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가와 엔화 흐름인데, 유가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승인과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이란의 발표로 9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왔다.

엔-달러 환율은 2월초에 사상 최저치인 76엔을 바닥으로 반전해 80엔을 넘었다. 20일이 안 되는 사이에 엔화 환율이 5% 넘게 상승한 것도 드문 경우지만, 더 중요한 건 이번 상승으로 2006년 중반 이후 계속된 엔화 강세 기조가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이다. 엔화가 약세로 반전한다면 올해 중에 90엔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유가와 엔화의 반전은 본질적인 변화에서 시작됐다. 유가는 길게 보면 90년대초 이후 상승 추세에 있는데 이면에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부상이라는 수요 증가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경기 침체와 함께 지난해 무역수지가 21년 만에 적자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10조엔의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강세 요인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석유를 전액 수입하는 입장에서 유가 상승은 비용 증가를 의미하며, 엔화의 반전은 지난 5년 동안 국내 기업이 누려왔던 초과 가격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인 건 아직 시장에서 두 변수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제의 영향력이 커 다른 재료가 부각될 여지가 없었던 때문인데 큰 재료의 약화는 이들의 부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재료의 부상 여부와 시점은 가격이 결정한다. 유가와 엔화가 불리한 쪽으로 계속 움직이다 한계점을 넘는 순간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가의 사상 최고치가 150달러 정도이고, 엔-달러 환율이 100엔 이상을 기록했던 경우가 많은 만큼 아직 한계점까지는 여유가 있다.

당분간 이들의 영향은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정유주’가 상승하고 ‘운송주’가 하락하는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이 정도의 영향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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