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3.15 20:29
수정 : 2012.03.15 22:00
|
애플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흐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
주가 사상 최고가 행진…한·미 증시상승 이끌어
애플 시총 >폴란드 GDP
6천억달러 기록깰지 관심
삼성전자 시총도 184조원
2~6위 합친 것보다 많아
애플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로 화답하며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애플 주가는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3.78% 급등한 589.58달러로 시세를 분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날 5497억달러(620조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세계 23위 수준인 폴란드의 국내총생산(GDP) 규모(5320억달러)보다 크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승부사는 집을 팔아 애플 주식을 산 투자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높아졌다. 2008년에는 1%에도 못 미쳤다. 애플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힘입어 12년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나스닥 지수는 이날 3040.73을 기록했다.
15일 삼성전자는 전날 기록한 최고가 125만원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시총은 184조원으로 현대차 등 코스피 2~6위 기업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높아졌다. 역대 최고치 비중은 2004년 3월에 기록한 23%였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애플의 30% 수준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줄곧 앞서가던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애플에 맹추격을 당해 2007년 5월 처음 역전당했다. 애플의 대항마이자 ‘반도체의 군주’인 삼성전자의 초강세로 코스피는 세계 재정위기로 지수가 급락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의 2100선 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시총 5000억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는 미국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인텔, 엑손모빌 등 5개사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에 5000억달러를 넘어선 엑손모빌을 제외하면 대부분 1999~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시기에 기록을 세웠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운 최고치 6000억달러를 애플이 언제 갈아치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애플의 이익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월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압도적이다. 애플을 분석하는 57명의 애널리스트 중 52명이 강력매수나 매수를 추천했다. 유일하게 매도 의견을 낸 캐나다 리서치 기관 에이시아이(ACI)의 에드워드 자비츠키 대표는 앱스토어에 승부를 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미국 등 세계 10개국에서 ‘뉴 아이패드’가 판매되는 시점에 맞춰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무려 960달러로 올렸다. 애플의 시총 1조달러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예고다. 한국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목표가를 16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를 보면 과열이 종종 몰락을 재촉한다는 반론도 있다. 기술주 거품이 절정을 이루던 2000년 3월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의 시총은 현재 애플보다 많은 5570억달러였다. 지금은 80% 가까이 하락한 1000억달러 수준이다. 시스코가 꼭지를 치던 당시 월가의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강력매수나 매수를 합창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단순한 정보기술 회사가 아니라 네트워크 생태계의 창설자이며, 삼성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1등 품목이 많은 멀티플레이어”라며 “두 주도주는 당분간 꺾이지 않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