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30 20:34
수정 : 2012.05.30 20:34
사촌 최태원 회장 대주주인 SK C&C 주식 500주 매입
그룹 모태인 SK네트웍스 주식 3천주도 사 경영권 관심
최신원 에스케이씨(SKC) 회장이 최근 에스케이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스케이씨앤씨(SK C&C) 주식을 일부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이 매입한 주식 규모는 500주에 불과하지만, 에스케이씨앤씨는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위치여서 매입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지난 25일 최신원 회장이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 주식 50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은 이 회사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과 친인척(사촌형) 관계여서 주식을 매수·매도할 경우 공시를 해야 한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1900만주·38%)과 그의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525만주·10.5%)이 대주주로 있는 시스템통합(SI)업체로, 그룹 지주회사(에스케이(SK)㈜)의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주 에스케이네트웍스 주식 3000주도 매입했다. 무역, 의류, 유통 등을 담당하는 에스케이네트웍스는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너지)와 에스케이텔레콤(통신)에 이은 그룹의 3번째 주력 회사다. 그룹 모태인 선경직물의 후신으로, 최신원 회장이 수년 전부터 경영권을 요구하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왔다. 최신원 회장은 현재 이 회사 주식 32만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0.13%에 불과하다.
그룹 통제권을 지닌 에스케이씨앤씨와,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고 싶어했던 에스케이네트웍스 주식을 최근 며칠 새 나란히 매입한 것을 두고, 최신원 회장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는 없지만, 그룹 쪽에 사실상 적장자인 자신이 어디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에스케이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둘째 아들로 사실상 가문의 장자임에도, 20대 시절이던 1970년대 초 부친 사망을 계기로 그룹 경영권은 작은 아버지인 최종현 회장을 거쳐 사촌동생인 최태원 회장에게 넘어갔다.
에스케이그룹 쪽은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현재 최신원 회장이 독자 경영을 펼치는 에스케이씨(SKC)도 대주주는 그룹 지주회사인 에스케이㈜지만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신원 회장이 관할하는 에스케이씨 관계자는 “에스케이씨앤씨 주식 매입을 두고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룹 계열사 주식들을 조금씩 사고파는 것은 항상 하던 일인만큼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은 올해 2월 새로 계열사로 편입된 에스케이하이닉스 주식 5000주를 매입했고, 2008년과 2011년에는 에스케이텔레콤 지분 200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에스케이증권 주식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등했으나, 나중에 보유주식 84만주 대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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