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잔류’ 그리스…국내 증시 어떻게
코스피 1.81% 오른 1891 마감유로존 위기 해법 이견 여전
미·중 경기침체도 불안요인 “국내 주식시장 큰 흔들림 없어”
2000선 재탈환 낙관적 전망도 18일 국내 증시가 33.55(1.81%) 오른 1891.71로 마감하는 호조세를 보인 것은, 그리스의 2차 총선 결과로 일단 발등의 불은 꺼졌다는 안도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스는 앞으로 뚫고 지나가야 할 폭풍우의 전주곡쯤이라는 평가이다. 본격적으로 번지고 있는 스페인의 국채 문제 등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등 이른바 ‘퍼펙트 스톰’(여러 개의 재해가 합쳐져 대재앙으로 이어지는 현상)의 공포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팀장은 “연쇄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가운데 하나(그리스)가 째깍거리다 멈춘 상황”이라며 “당장 총선이 끝난 그리스가 긴축을 어떤 조건으로 받아들이냐부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사태의 핵심을 그리스가 아니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문제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팀 부장은 “그리스의 안개가 걷혔지만 스페인 국채 금리는 7%를 넘고 있다”며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유럽연합(EU) 정책당국의 합의라는 더 짙은 안개가 대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4개국 정상회의와 같은 날 열리는 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와 스페인 지원방안은 물론 은행·재정통합 같은 유로존의 로드맵이 얼마나 절충될 수 있을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국 정상과 유럽의 재무장관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의 최종 방화벽으로 불리는 6월말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도 유로존 위기의 해법이 나오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고개를 든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도 우리 증시의 우환거리로 꼽힌다. 5월 미 제조업 생산은 전월비 0.4% 감소하며 4월의 0.7% 증가에서 반전되었다. 중국 역시 경제성장률이 체제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8%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동반침체는 유로존의 위기가 원인이다. 다만, 유럽-미국-중국의 빅3이 각자 정치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분석도 있다. 케이디비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그리스를 비롯해 시장이 안정될 조건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시장을 어렵게 했던 정치적 부담요인들은 수면 아래 잠복하고 정치랠리(증시가 정치적·정책적 이벤트에 영향을 받는 상황)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19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논의할 전망이며, 중국은 지난 8일 4년 만에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6월말 재정부담 때문에 은행연합 등에 반대하고 있는 독일의 행보에 따라 유로존 위기 해법이 가시화되면 우리 증시도 2000선을 재탈환할 것이라는 낙관도 나온다. 기술적 분석을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저력을 확인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주가를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계)에 견줄 때 1주당 몇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인 1700~1800선이 유로존 위기 때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페인 국채가 7% 이상 솟았던 지난 15일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지켰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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