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8.08 18:53
수정 : 2012.08.08 21:26
개막일 이후 4%나 상승
베이징·시드니 때 하락과 대조
추락하기만 하던 코스피가 올림픽 특수라는 날개를 달았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43(0.87%) 상승한 1903.23을 기록하며 6월20일 이후 40일 만에 처음으로 1900선을 탈환했다. 런던 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27일 1829.16였던 코스피는 이날까지 올림픽 기간에 4.05%나 상승했다.
하지만 과거 올림픽과 코스피 수익률은 대체로 상극관계를 보였다. 실제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기간 코스피는 4.58%나 떨어졌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수익률은 -2.38%였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도 -1.56%로 저조했다. 2000년대 들어 올림픽 기간에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2004년 8월에 열린 아테네 올림픽이 유일하다.
올림픽 때 코스피가 떨어지는 원인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 공교롭게도 세계 금융위기 같은 경기 하강기와 맞물렸다는 거시적 분석이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세계 금융위기와 겹쳤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는 정보통신(IT) 거품이 꺼지던 시기였다. 이런 까닭에 코스피는 베이징 올림픽 6개월 뒤 1500선에서 800선으로, 시드니 올림픽 3개월 뒤 700선에서 400선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올림픽이 있던 해 쪽박 찬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올림픽 기간엔 주식 거래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미시적 분석도 있다. 과거 다섯차례 올림픽이 열리던 날 주식 거래량을 보면, 개최 직전달 거래량과 견줘 평균 10%가량 감소했다.
올림픽이 대체로 휴가철과 겹치는데다 올림픽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 대회 기간에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런던 올림픽은 왜 그동안의 징크스에서 자유로울까?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이후 유로존 위기로 1년 가까이 침체된 증시가 이달 초부터 각국의 적극적인 부양책과 지표 호전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카드대란 후유증으로 700대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상황과 비슷하다.
이승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수익률은 대체로 짝수해에 안 좋고 홀수해에 양호해서 짝수해 열리는 올림픽 때 주가가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는 홀수해에 저조하고 짝수해에 좋아지는 패턴으로 바뀌면서 코스피가 이번 올림픽에서는 주가가 빠지는 징크스를 겪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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