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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14 20:32 수정 : 2012.08.15 10:29

20~30대 벤처신화 간데없고
상위사 대기업 계열사들 꿰차
시총 5년째 100조원 안팎 제자리
CEO 10년새 3.4년 늙어 53.4살

코스닥이 좀체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4일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사 1016개사의 시가총액은 104조8480억원으로 같은 날 코스피 상장사 786곳의 시가총액(1128조1620억원)에 견줘 10분의 1에 그치고 있다. 1996년 7월 개장한 이래 4년 만인 2000년 2900 선까지 치솟았던 코스닥은 10여년 새 ‘활력 잃고 노쇠한’ 무대로 점차 가라앉고 있다.

■ 코스닥 시가총액 5년 동안 제자리 코스피에 견줘 코스닥의 성장세 정체는 뚜렷한 편이다. 10년 전인 2002년(연말 기준) 258조6800억원이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10년 새 4.36배 많아졌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시가총액을 2.8배 늘리는 데 그쳤다. 2002년이 이른바 정보통신(IT) 거품이 꺼지던 해라는 것을 고려하면, 코스닥은 10년 동안 몸집을 불리는 데 실패했다. 더군다나 2007년 시가총액이 99조9700억원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5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도 코스닥은 코스피와 비교가 안 된다. 8월 기준으로 코스닥에서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회사는 6개(0.59%)뿐으로, 코스피(138개)와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14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당 가격은 134만5000원인 데 반해, 코스닥 시장 시총 1위인 셀트리온 주가는 2만8500원에 그친다.

이처럼 코스닥이 활력을 잃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 몰아친 악재를 꼽는다. 정보통신(IT) 거품이 꺼진 뒤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연루된 횡령·배임·주가조작 등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새롬기술을 비롯한 벤처 1세대 기업들은 줄줄이 상장이 폐지되거나 대주주들이 구속 기소됐다. 이러다 보니 투자가들은 코스닥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엔에이치엔(NHN), 엘지(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같은 우량 기업들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갔다.

■ 코스닥 CEO, 늙고 가방끈 길어져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코스닥시장의 성격 자체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신생 벤처기업을 상대로 한 인큐베이팅 기능을 상실하다 보니, 코스닥시장의 대표주 자리는 원래 의미의 벤처기업보다는 주로 대기업 계열사나 대기업의 주요 협력업체들에 하나둘씩 돌아갔다.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의 활동무대여야 할 코스닥시장이 재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안에 포섭된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의 전자·바이오·아이티기업은 모두 대형화되고 있고, 주요 매출을 삼성과 엘지 등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벤처 1세대가 대부분 은퇴한 현 상황에서 과거처럼 젊고 활력있는 벤처기업으로 가득한 코스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들의 경영진 면모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된다. 코스닥협회가 코스닥 상장기업 최고경영자와 임원의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니, 최고경영자와 등록임원의 평균 연령과 학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02년 코스닥 상장기업의 최고경영자 평균 나이는 50.0살이었는데, 올해 조사에선 53.4살로 올라갔다. 등기임원의 평균 나이도 49.0살에서 52.9살로 높아졌다. 2011년 상장기업협회가 조사한 코스피 기업 최고경영자의 평균 연령(57.4살)과 임원 평균 연령(53.4살)에 견줘 큰 차이가 없다.

나이뿐 아니라 학력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등기임원 중 박사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8.7%에서 12.8%로 증가한 반면, 고졸 출신 최고경영자 비율은 같은 기간 4.2%에서 2.7%로 떨어졌다. 등기임원의 서울대-고대-연대(이른바 SKY) 출신 비율도 10년 새 37.4%에서 39.3%로 커졌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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