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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3 16:14 수정 : 2012.09.23 16:14

23일 오후 12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고등학교에 17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들었다. 한국투자증권에 원서를 낸 8000명 가운데 서류전형에 통과한 1700여명이 이 회사의 직무적합성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영업, 리서치, 정보통신(IT) 분야에서 100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았고 이날 적성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2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08년 금융위기보다 최악이라는 올해에 세자리 숫자의 신입사원을 뽑는 셈이다. 이 숫자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국내 17개 증권사의 1분기(4월~6월) 실적은 ‘최악’이란 수식어가 어울린다. 국내 증권사의 1분기 연결 순익은 121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97%가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99억원에 불과해 전년동기 94%나 줄었다. 이 때문에 1분기 우리나라 증권사 62곳의 증권사중 16.1%에 해당하는 10곳이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상황이다. 10곳 가운데는 유명 증권사들도 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신입사원은커녕 있는 직원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판이다. 이미 국내에서 영업 중인 62개 증권사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4만2682명에서 올 1분기말 4만2388명으로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 사태 충격이 잦아들기 시작한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면 한국투자증권은 왜 이런 불황에 의욕적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것일까?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증권업계 전반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인력이 필요해 채용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20명 정도 선발하는 다른 증권사들과 큰 차이가 나는 채용 규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색적인 대규모 채용은 ‘어려울수록 인재를 등한시하면 안된다’는 한국금융지주의 인재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신입사원 채용뿐 아니라 불황을 틈타 타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인사팀 관계자는 “구조조정이라는 게 필요하다면 소폭으로 하는거지 증권계가 불황이니까 대대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라며 “어려운 시기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증시가 활황으로 돌아설 때 대응에 적극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런 인사정책은 이 회사가 지난해 전통의 업계 강자인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삼성증권 등을 따돌리고 업계 1위로 뛰어오른 배경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올해 5월 금융감독원의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증권사 경영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62개 전체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22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체 증권사 가운데 1위였다. 케이디비대우증권(1727억원), 우리투자증권(1680억원), 현대증권(1465억원), 삼성증권(1347억원)이 뒤를 이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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