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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04 19:42 수정 : 2013.11.04 21:03

기업 신용평가 결과 거품 지적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들이 기업 회사채에 부여하는 신용등급 가운데 AAA~A 등급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신용평가 결과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4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국내 3대 신평사들이 매긴 기업 회사채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전체 1162개 중 A 등급 이상이 913개로 평균 78.5%에 달했다. 회사채 등급은 AAA에서부터 D까지 등급이 나뉘는데, A 이상은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높은 등급 이상을 뜻한다. 회사채 등급을 투자(BBB 등급 이상)와 투기(BBB 등급 미만)로 나눠서 보면, 3대 신평사 대부분 투자 등급이 90% 이상이다. 회사채 신용등급 투자 등급 분포를 보면, 한국기업평가 92%, 한국신용평가 90.7%, 나이스신용평가 89%가 투자등급으로 표기돼 있다.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한국신용평가 98%, 한국신용평가 96.3%, 나이스신용평가 96%가 투자 등급(A3 이상)으로 표기되어 있다.

신평사들이 매기는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경향은 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3대 신평사 회사채 신용등급 평균은 1999년 A등급 이상이 2005년 50.5%, 2007년 56.2%, 2010년 70.5%에서 지난해 80%까지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10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신용평가회사가 관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하는 경향을 보여 왔으며, 이에 따라 우량 회사채 비중이 미국과 달리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들이 매기는 신용등급이 계속 높아지는 원인의 하나로는 시장이 우량 회사채 위주로 양극화 되는 점이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태가 터진 2000년대 초반 이전에는 B등급 수준의 회사채를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 등에서 투자했지만 이후에는 기관에서는 점점 B등급 수준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3대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원은 “회사채 신용등급을 좋게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회사채 조달 금리가 은행 금리보다도 많이 높아져 점점 신용등급 부여 받기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평사들이 수수료를 받는 피평가사들의 우호적 관계 때문에 등급을 우호적으로 준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영업 경쟁 때문에 수수료를 깎아서라도 수주를 받으려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피평가기관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는 미국과 한국이 같지만 미국은 신평사의 명성이 있어서 힘의 균형이 이뤄지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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