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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24 20:21 수정 : 2013.11.25 08:14

전체 84곳 중 60곳은 ‘거수기’
투자 대상 기업과 이해 얽힌 탓
외국계·독립운용사 반대율 높아

국내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1%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주주 의결권 행사에 극히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4일 올해 상반기에 열린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한 민간 기관투자자 84곳의 공시 내용을 분석해보니, 경영진 제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경우가 0.6%(9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거래소 출연기관으로 기업지배구조 평가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연구를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전체 경영진 제안 1만6051건 가운데 찬성이 94.3%(1만5163건)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나머지는 중립 1.7%(272건), 불행사 3.4%(549건) 순서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민간 기관투자자의 반대율은 올해 상반기 중 공공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반대율 11.8%에 견줘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제안 안건에 대해서 단 1건이라도 반대한 기관투자자는 조사 대상 전체 기관투자자 84곳 가운데 23.8%인 20곳에 불과했다. 반대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온 경영진 제안 종류로는 ‘임원 선임’으로 전체의 77.6%에 달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총 49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내놨다. 28.6%(14건)에 대해서 반대했다. 찬성률은 63.3%(31건)였고, 불행사는 2%(1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관투자자들이 경영진 제안에 대해 잘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 기업과 사업적으로 또는 소유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경영진 제안 안건에 대해 반대율이 높은 기관투자자 1위부터 5위까지는 트러스톤자산운용(7.8%), 제이피모간자산운용코리아(5.5%),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5.4%),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2.6%),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1.9%)으로 모두 외국계나 독립계 회사였다. 연구원 쪽은 “경영진 제안 안건에 대해서 5건 이상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투자자 7개사는 외국계가 5개사이고, 국내 2개사는 기업집단이나 금융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립계 자산운용사였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관투자자들이 경영진 제안에 대해 반대율이 낮은 것은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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