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19 20:32
수정 : 2013.12.20 08:19
금융시장 움직임은
“시장불안 조짐땐 신속대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19일(한국시각)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1975.65로 마감해 전날보다 1.02(0.05%) 소폭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06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선진국으로의 달러 자금 쏠림과 엔화 약세 우려 등으로 큰 폭 상승했다. 이날 일본 도쿄 외환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4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엔화 약세 영향으로 100엔당 원화값(엔-원 재정환율)은 한때 1006원까지 하락(원화 강세)하며 5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가 원화의 동반 약세 영향 등으로 오후 들어 1100원대로 올라섰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세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장 초반 한때 199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17억원과 13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1756억원을 순매도했다.
미 연준이 지난 5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뒤 크게 출렁였던 채권 금리는 큰 변화가 없었다. 외국계 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8%포인트 소폭 내린 연 2.893%에 마감했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단기적으로는 자본 유출입 등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이미 시장에 먼저 반영된 측면이 있고 미국의 경제회복 관련 불확실성 해소 같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차별화를 보였다. 현재로선 충격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불안 조짐이 발생하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추경호 기재부 제1차관은 “원-엔 환율을 주시하고 있다. 필요시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의 경우 국채 금리가 오르고 주가는 큰 폭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이 차분하게 반응했다. 양적완화 축소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규모도 시장이 예상한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기원 권은중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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