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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07 20:10 수정 : 2014.01.07 22:24

1인당 평균보수 1억1358만원
312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아

“중간관리자 많은 항아리형 구조탓”
거래소, ‘방만경영’ 항변하면서도
업무추진비 45% 삭감등 ‘감량’ 나서

한국거래소는 1인당 평균보수가 공공기관 중 1위로 ‘신의 직장’ 또는 ‘신이 질투한 직장’ 등의 수식어가 붙는 곳이다. 정부는 최근 한국거래소와 같은 공공기관 20곳을 방만경영 기관으로 보고 중점 관리 대상에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기자회견에서 공기업의 방만 경영을 문제 삼으면서 “경영이 부실한데도, 성과급과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등의 잘못된 관행들을 이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해 공공기관 다잡기에 더 힘을 실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공공기관 20곳의 보수가 어떻기에 새해부터 정부가 군기 잡기에 나서는 것이고, 거래소는 신의 직장이라는 수식어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한국거래소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2012년 결산 기준으로 1억1358만원으로, 정부 각 부처 산하 312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다. 직원 평균 보수가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은 같은 증권 유관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2곳 밖에 없다. 거래소는 최근 올해 총액 기준으로 2.8% 임금 인상을 노사간 합의해, 올해 평균 1인당 보수는 이보다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보수 자체라기보다는 과다 복리 후생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2012년 3개년 평균으로 따졌을 때 방망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 가운데 1인당 복리후생비는 거래소가 1위로 1488만원이며 2위는 한국마사회로 1310만원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방만 경영 8대 사례 중 하나로“거래소가 창립기념일과 근로자의날에 70만원씩을 지급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초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편법적 임금인상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데도, 거래소는 2010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예산으로 편성한 복지 포인트외에 추가로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30억여원을 인건성 경비로 지급했다”며 “2010년 3월에 거래소 창립기념일, 노조창립 기념일에 1인당 23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해 지적을 받았는데, 이해 9월 임금 5% 삭감을 이유로 사기 진작을 이유로 1인당 300만원 선택적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 2012년에도 1인당 300만원 상당의 선택적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이란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사용하기 위해 기업이 이익금을 출연해 설립한 기금으로,정부는 공공기관이 이를 임금 보전 수단으로는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거래소가 직원 1인당 평균 11일의 휴가를 사용하고도 연가보상비 566만원을 지급했다”고 지적하는 등, 해마다 거래소 복리후생비 과다 지적은 국정감사의 단골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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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는 직원 1인당 보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 “평균 근속연수가 17.7년으로 중간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여서 평균 임금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근속연수는 다른 공기업과 엇비슷한 수준이고 일반 기업에 견주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말 공기업과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기업 근속연수는 평균 15년이고 100대기업은 10.9년이었다. 거래소 근속연수는 일반 기업 제조업 중에서는 생산직 비율이 높은 현대자동차(17.5년)와 비슷한 수준이다. 근속연수가 22.5년으로 가장 긴 편인 한국조폐공사의 1인당 보수는 7486만원으로 거래소보다는 적다.

거래소는 복리 후생은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복리 후생비를 공무원 수준인 1인당 500만원 이하로 낮추라는 가이드라인에 따르기로 했다. 거래소는 방만경영 시비를 차단한다는 방침에 따라 “업무추진비를 전년대비 45% 수준 삭감하고 회의비는 30%, 행사비는 30%, 국제협력비는 35% 수준으로 전년대비 각각 삭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1인당 복리 후생비를 500만원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한국은행이나 산업은행 같은 기타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비슷한 직급의 직원과 비교하면 보수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의 직장 논란이 된 다른 고연봉 직장들이 공공기관에서 제외되다보니 우리가 두드러져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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