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2.06 14:17
수정 : 2014.02.06 14:44
1억원 이상 주식 부자 7990명…230여명은 미성년자
원인은 ‘세금’…주식 가치 오르면 세금액도 오르기 때문
생후 9개월 된 아기가 8억원 어치 주식을 보유하는 등 주식 평가액 1억원이 넘는 국내 미성년 주식 부자가 23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1769개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5% 이상 주식을 소유한 주요 주주 1만3863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4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1억원을 넘는 주식 부자는 799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미성년 주식 부자는 전체 숫자의 2.9%였다. 가장 나이 어린 주주는 지난해 5월 출생한 김동길 경인양행 명예회장 손자로, 생후 100일도 지나지 않은 때 주식을 증여받아 현재 주식 20만주 약 7억900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경인양행은 염료 생산업체로 코스피에 상장된 중견 회사다. 미성년자 중 최고 주식 부자는 허창수 지에스(GS)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지에스(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3)으로, 지주회사인 지에스의 주식 79만여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395억원에 이른다. 2위도 허용수 부사장의 차남(10)으로 지에스 주식 32만여주 평가액 약 16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몽익 케이시시(KCC) 사장의 장남(16) 132억원, 허태수 지에스(GS)홈쇼핑 사장의 딸(14) 120억원, 정몽열 케이시시(KCC)건설 사장의 장남(19)이 86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박주근 시이오스코어 대표는 “상속세와 증여세의 세율은 같다”며 “하지만 향후 주식가치가 오르면 내야 할 세금액이 같이 오르기 때문에 어린 나이 일때 미리 주식을 증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억원 이상 주식 부자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044명 38.3%로 가장 많았고, 40대 1766명 22.2%, 60대 1230명 15.5%, 30대 652명 8.2%, 70대 529명 6.6%, 20대 309명 3.9%, 80대 165명 2.1%, 90대 30명 0.4% 순이었다.
가장 고령인 주식 부자는 제약회사인 한독의 김신권 명예회장으로 올해 99살이며, 한독 주식 57만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96억 원에 달했다. 90대 이상 중 최고 주식부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2)으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의 주식을 보유해 가치가 3216억 원에 달했다. 90대 주식부자 순위는 이어서 2위 윤장섭(92)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336억원, 3위 이의순(91) 세방그룹 회장 317억원, 4위 이동찬(92)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199억원, 5위 구태회(91) 엘에스(LS)전선 명예회장 120억원 순이다.
대주주 일가별로 따져보면 주식자산이 2조원을 넘는 곳은 10개였다.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주식자산이 총 12조9615억 원으로 1위이고, 이어 2위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일가 9조6261억원, 3위 구본무 엘지(LG) 회장 일가 4조6990억원, 4위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일가 4조1407억원 순이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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