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09 19:38
수정 : 2014.07.09 20:48
애초보다 5만~20만원씩 내려잡아
영업이익 35조5천억→31조5천억
“삼성전자 눈치…소극적 전망 탓”
외국계는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와 향후 영업이익 예상치를 일제히 낮췄다. 낙관론을 펼치다 영업이익 7조2천억, 어닝쇼크 수준의 잠정실적발표가 나오자 뒤늦게 목표주가와 영업이익 예상치를 내린 모양새다.
8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 뒤 목표주가를 1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35조5000억원에서 31조5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날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대신증권은 16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낮췄다. 케이비(KB) 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수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발표 전 국내 23개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8조471억원이 이었다. 실제 발표된 잠정영업이익보다 8000억원 이상 높다.
반면 외국계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엔피(BNP)파리바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조1500억원으로, 시아이엠비(CIMB)증권은 7조2190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실제 발표치 7조2000억에 거의 들어맞는다. 이도훈 시아이엠비 증권 한국지점 리서치총괄 전무는 “삼성전자와 타사의 스마트폰 모델 130개 이상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개선사항이 있는지 살펴본 뒤 보수적으로 평가한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앰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엇나간 한국 증권사의 예측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는 극단적인 전망치를 내놓을 때 사든 팔든 매매가 활발해지는만큼 어닝쇼크나 어닝서프라이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한국 증권사들이 상대하는 한국 고객들에게는 삼성전자 말고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극적으로 전망치를 내놓아도 매매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으로 전망치를 내는 까닭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