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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22 19:47 수정 : 2014.10.22 19:47

궁금증 ‘톡’

“주식대여서비스, 가입만 해도 셀카봉 증정.”

요즘 들어 증권사 누리집(홈페이지)이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에서 심심찮게 주식대여서비스 가입을 권하는 광고를 보게 된다. 우대 이자율, 상품권에 이어 셀카봉까지 가입 기념 사은품으로 등장했다. 주식대여서비스는 개인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다. 올해 들어서만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등이 본격적으로 주식대여서비스를 열고, 대차풀 확대에 나섰다.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에게 증권대차서비스 약정을 받고 이들이 소유한 주식을 ‘대여풀’에 넣어둔다. 기관투자자가 증권사 대여풀에 있는 주식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면 이 주식들을 빌려준다. 빌려준 대가로, 개인들은 이자를 받고 증권사는 중개 수수료를 얻는다. 이자는 각 종목의 수요에따라 연 0.1%~5%까지 천차만별이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빌려준 주식의 평가가치를 계산한 뒤, 이 액수에 연 이자율을 일 단위로 나눠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 빌려준 상태에서도 개인투자자가 원하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주식을 빌려가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매도다. 주식대여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 수요가 늘고 있어 주식대여서비스 시장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좋은 틈새시장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이후에 되사서 갚는 투자방식이다. 주가가 높을 때 매도하고 쌀 때 되사서 갚는게 유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본다. 증권시장이 지지부진하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도 크게 늘고 있다. 2013년 한해 동안 유가증권시장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금액을 기준으로 3.79%였는데, 올해들어 지난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 거래의 4.93%가 공매도였다.

이 때문에 영업창구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종종 고객에게 난감한 질문을 듣는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주식을 공매도하려는 기관에게 빌려주고, 내 주식 주가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라는 얘기냐’는 반문을 고객에게 들을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까지는 좋은데, 빌려받은 기관이 공매도로 주가를 떨어뜨리면 결국 손해가 아니냐는 의문이다.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부추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뿌리깊은 불신이 빚은 풍경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설명이라는 것이 증권업계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공매도가 하락을 이끌 수는 있다. 하지만 공매도가 주가를 적정가격 이하로 떨어뜨린다기보다, 원래 떨어질 가격으로 빨리 도달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만큼 이후에는 반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대여서비스는 주가 등락에 민감한 단기투자자보다는 주식을 오래 묵혀둘 장기투자자가 가입해 볼만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렇든 저렇든 주식대여서비스 마케팅 열기는 주식시장 장기불황이 가져온 한 풍경인 듯하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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