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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05 19:25 수정 : 2015.05.10 23:29

“산재 사고 많네요…안전대책 있습니까?”

현대중공업 산업재해 사고가 국제 금융계의 이슈로도 부각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 에이피지(APG) 등 사회책임투자를 중시하는 국제 기관투자자들이 직접 방문 또는 전화·이메일을 통해 산재 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캐묻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올해에만 6번의 산업재해 사고로 7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데 따른 움직임이다.

5일 현대중공업과 국제 기관투자자 등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의 엠엔(MN), 영국의 기관투자자인 에르메스(HERMES)과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GPF) 등이 현대중공업에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산재 사고 현황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 7월엔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자산을 운용하는 에이피지 관계자가 직접 현대중공업 현장을 방문해 산재 사고 원인과 대책에 대한 회사 쪽 설명을 들었다. 산재 사고자가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여서, 200여개의 하청업체에 대한 안전 관련 대책도 문의했다. 기업지배구조만이 아니라 산업재해도 기업이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낳는 대목이다.

올들어 7명 잇따라 목숨 잃자
네덜란드 연금운용사 현장 방문
사고 원인, 안전 대책 등 따져 물어
영국·노르웨이서도 확인 전화·메일
사회책임투자 원칙 위배 여부 검토
현대중공업 “사고 예방 대책 설명”

이들 기관투자자는 모두 기업의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상태만을 따는 것이 아니라 환경(environment), 사회적 기여(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분야에서도 건전성을 따져 투자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유엔 사회책임투자원칙(UN PRI)에 가입돼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현대중공업에서 계속 발생한 산재 사고가 부실한 안전대책 때문인지를 따져,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 투자 원칙과 위배되는지를 견줘보겠다는 뜻이다. 특히 에이피지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에 수백만달러 규모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들의 관심을 무시하기 어렵다. 일부 기관투자자는 현대중공업이 만들고 있는 선박의 소유주인 선박 발주회사에게까지 입장을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공익법센터(APIL)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 등 국내 시민단체들도 현대중공업에서 잇달아 발생한 산재 사고와 관련해 네덜란드 공적연금과 노르웨이 연기금 등에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앞서 2010년에는 삼성전자가 백혈병 사고와 관련해 에이피지를 비롯한 8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질의서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은 백혈병 사고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대책을 물었다. 이번 현대중공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문의는 한국 기업에 대한 드문 우려 포명인 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복수의 기관투자자로부터 산재와 관련된 문의가 있어 산재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며 “사고 이후 노조에 작업중지권을 부여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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