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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11 17:12 수정 : 2014.11.11 17:13

한전 터 인수 논란·이익 급감 등 주가 하락 이어지자
6700억원 들여 자사주 매입나서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기아차그룹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현대·기아자동차가 6700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전력 터 고가 입찰 논란 속에 각종 대내외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돌아선 주주들의 마음을 잡고 추락하는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 주식 가격은 한전 터 입찰과 환율 영향으로 인한 영업이익 폭락, 통상임금을 놓고 벌어진 노사 간 줄다리기와 파업 등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해 왔다.

11일 현대차는 보통주 220만2764주(약 3668억원)와 기타주 65만2019주(823억원) 등 총 285만4783주 4491억원어치를 12일부터 내년 2월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에 1100만주(약 6239억원)를 산 이후 9년 만이다.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식 가격이 떨어지거나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노출될 경우 회사가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주식 유통 물량을 줄여 주가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아차도 이날 자사 보통주 405만3633주를 약 2209억원에 사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가 취득하기로 한 주식은 각각 전체 발행 주식의 1% 가량이다.

현대·기아차가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이유는 주가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 7월31일 종가 기준 24만5500원까지 올랐던 현대차 주가는 10일 16만6500원으로 32.1% 떨어졌다. 기아차도 6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5만5000원 밑으로 내려앉았다.

한전 터 인수가 주가 하락의 계기가 됐다. 입찰가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을 써내 “무리한 출혈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데다, 입찰 참여 논의를 위한 이사회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돼 ‘의사결정 및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까지 겹쳐 주가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현대차 주가는 한전 터 인수자로 선정된 9월18일 9.2%나 폭락했다.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았다. 환율 악재로 현대·기아차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0%, 18.6% 급감했다. 국내에서는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이어졌다. 2009년 이후 임단협 타결에 가장 긴 시간이 걸린 기아차는 이삼웅 사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싼타페 연비 과장 논란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소비자 상대 보상 절차까지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투자자를 잡기 위한 주주 친화 경영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 이원희 사장은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배당 확대 및 내년 중간 배당 시행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 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량 평균 연비를 2020년까지 25% 이상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도 주가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11일 각각 5.71%, 2.02% 올랐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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