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3.22 20:31
수정 : 2015.03.22 22:04
첫 ‘300조’ 돌파…주식·채권 직접 골라
“예금자보호 안돼 투자에 신중해야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급증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 불완전판매 등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금전신탁은 투자자가 주식·채권·기업어음·환매조건부채권 등 투자 대상을 직접 고른 뒤, 은행 등으로부터 운용수익 일부를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금리가 비교적 높은데다 만기 설정이 자유로워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지역금융통계’를 보면 올해 1월말 현재 금전신탁 수신잔액이 309조268억원으로 전달에 견줘 22조943억원(7.7%) 증가했다. 금전신탁 수신잔액이 300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금전신탁의 전월 대비 증가분 22조6537억원(11.3%·총액 223조3169억)이 금전신탁 수신총액 증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월간 증가액도 2011년 7월(14조4845억원)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로 0.25%포인트 내린 뒤 시중금리 하락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안전성보다 수익성에 쏠리고 있다. 은행들이 800조원대까지 치솟은 단기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주가연계신탁(ELT)을 활용하면서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 원금 보호를 하지 않는 상품이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때는 동양증권이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등을 판매하는 데 특정금전신탁을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위험도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완전판매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실장은 “국내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특정금전신탁을 대거 찾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예금자보호와 불완전판매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금융사 쪽에서도 운영을 최대한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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