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1%대로 낮지만
저금리·시장불안에 ‘안전’ 선호
수익률만 보고 매매 땐 낭패볼 수도
“이익 전망·정책 민감도 함께 따져야”
저금리·시장불안에 ‘안전’ 선호
수익률만 보고 매매 땐 낭패볼 수도
“이익 전망·정책 민감도 함께 따져야”
최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이 돌아오면 고배당 주식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지만, 금리가 배당수익률 수준으로 떨어졌고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올해는 더욱 주목도가 높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올해 6월부터 배당주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6~7월 각 500억원대 자금이 유입되다가 8월에는 845억원, 9월에는 100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8월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주가지수가 빠진 뒤 매수 강도가 약해진 다른 유형의 펀드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다. 다만 10월 들어서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펀드 환매 대열에 섞여 20일까지 733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10월1~20일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는 5723억원 자금이 빠졌다.
배당주 투자는 매해 연말이 가까워지면 등장하는 화두다. 배당을 받으려면 12월말 회계연도 결산일 이전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유독 배당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저금리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배당수익률은 최근 3년간(6월30일 기준) 평균 1.37%다. 지난해 세계시장(MSCI world)(2.49%)이나 아시아 시장(MSCI Asia)(2.65%)의 배당수익률에 견줘 낮긴 하지만 기준금리가 1.5%로 인하된 현실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 주가가 뛰던 상반기와는 달리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겹쳐 시장 불안이 확대된 현 상황에서 배당주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개별 기업으로 봐도 성장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터라 주주 이익 환원 차원에서 배당률을 높이는 것이 고려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삼성·현대차·롯데 등에서 줄줄이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며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주주와의 소통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배당 측면에서는 호재다. 기업 배당을 촉진하는 세제 혜택도 더해진 상황이다.
배당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 순으로 나열해서 주식을 사들이면 될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견해다. 배당수익과 동시에 매매차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인 배당수익률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같은 배당을 해도 더 높아 보인다. 수익률은 좋아 보여도 주가가 하락 국면이라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정책에 민감한 공기업·은행, 아이티(IT)·자동차처럼 손꼽히는 대형주지만 성장성이 약화돼 배당 활성화 요구가 나올 수 있는 종목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중소형 지주사를 눈여겨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이나 주주환원이라는 개념이 성숙되지 않은데다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이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기업이나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가 일어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 자체가 상향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더해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받는 우선주도 배당 투자와 관련해 눈여겨볼 만하다.
직접투자가 어렵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도 고려해봄 직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20일까지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8.97%로 올해 급등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14.63%)보다는 낮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 주식률(6.43%)을 웃돌았고 코스피 수익률(5.99%)보다도 높았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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