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10 11:35
수정 : 2016.10.10 11:57
옥시·SK케미칼 등 살균제 관련업체 지분 3조1천억 보유
도요타 등 전범기업 투자도 계속 늘려…막대한 손실도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보급 업체에 3조1142억을 투자하고 일본의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해마다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민연금공단 ‘투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6월말 현재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영국 옥시레빗뱅키져 주식을 1450억원(평가금액 기준, 지분율 0.18%) 보유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만들어 보급한 에스케이(SK)케미칼 주식은 2305억원(13.1%)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마트, 지에스(GS)리테일, 롯데쇼핑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의 형태로 모두 3조1142억원을 투자했다.
남인순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44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900명이 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낸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도 2013년말 51개 기업 6008억원에서 2014년말 74개 기업 7646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77개 기업 9315억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새 투자 대상 전범기업의 수는 1.4배, 평가액은 1.6배가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전범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등을 고려하여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전범기업 투자의 전반적인 평가 손실이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도요타(?279.1%), 건설중장비 업체인 고마쓰 제작소(-127%)에 대한 투자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니폰제강앤스미토모금속(?72.1%), 구보타(?65%), 파나소닉(?60.5%) 등의 평가 손실도 적지 않다. 6월말 현재 평가 손실이 난 기업은 40곳으로 전체 전범기업의 55.5%에 해당한다.
남 의원은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에 위협적인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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