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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2 15:46 수정 : 2016.12.22 21:47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발표되고 41년이 지났다. 그동안 주가가 고점을 경신하는 대세 상승이 나타난 건 6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횡보하거나 하락했다. 중간에 몇 년 동안 상승한 적도 있지만 하락 후 회복하는 것이어서 대세 상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도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뚫지 못했다. 횡보 기간에 1년을 더 얹어준 셈인데, 2000에 처음 도달하고 10년, 지수의 상하단이 300 내로 좁혀지고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장은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언제쯤 박스권을 뚫을 수 있을까?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종합주가지수가 최장기 정체에 들어간 건 1989년부터다. 16년간 옆걸음을 계속했는데 지수 1000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건 당시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1000을 넘기 힘들 정도로 취약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10년 동안 단일 기업이 1조 이상의 이익을 기록한 게 한번 밖에 없었다. 1995년 삼성전자가 주인공인데, 그마저 다음해에 반도체 특수가 사라지면서 적자로 돌변하고 말았다. 이에 비해 주가는 상당히 높았다. 1983년 4배 수준이었던 주가순이익배율(PER)이 1989년에 13배가 됐다. 이 상태가 199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는데, 시장이 좀처럼 고주가 부담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주식의 매력도도 낮았는데, 시중 금리가 평균 13%대 정도여서 주식이 어떤 금리 상품과도 경쟁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 끝나고 주가가 2000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구조조정에 의한 수익 개선 때문이었다. 2004년에 구조조정이 끝나면서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이 질적으로 높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박리다매형에서 하나를 팔더라도 많은 이익을 내는 고급형으로 바뀐 건데, 외환위기 이전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이런 변화는 외환위기 이전 시행됐던 아이티(IT)와 시설 투자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당 부분이 외환 위기를 가져온 원인이었지만 상황이 개선된 후에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반이 됐다.

외환 위기 직후 만들어진 수익 구조가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계속 박스권을 넘지 못하는 걸 보면 이제 그 구조도 한계에 부딪친 것 같다. 주가가 박스권을 뚫으려면 새로운 산업이 나오든지, 지금의 산업이 더 수익성이 높은 형태로 재편돼야 한다. 그게 안 된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려면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 이익이 쌓여 주가가 움직일 수 있을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다. 현재로서는 그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내년에는 국내외 모두에서 금융완화정책을 수정하는 변화가 예고돼 있다. 박스권을 뚫는데 필요한 이익 수준이 올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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