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16 17:40
수정 : 2017.03.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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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중개인이 폐장 벨 타종 장면을 보며 웃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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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증시 15일 모두 상승 마감
코스피 0.8% 상승한 2150 마감
외국인 자금 한국시장 급격 이탈 위험은 적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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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중개인이 폐장 벨 타종 장면을 보며 웃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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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품을 준비를 하던 시장에 비둘기가 나타나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하지만 발톱을 감춘 ‘매둘기’라는 의심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0.84% 상승하는 등 3대 주가지수가 모두 올랐다. 특히 다우지수는 재닛 옐런 연준 이사회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말한 직후 10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60%에서 2.49%로 급락했다. 마치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으로 오해할 만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어 열린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상승했다. 홍콩H지수(2.47%), 대만 자취안지수(1.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84%)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의 코스피도 17.08(0.80%) 상승한 2150.0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만2천원(1.06%) 오른 209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원화도 강세를 보여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60원 내린 1132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데는 연준의 시장과의 소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연준 위원들은 약속이나 한듯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 3일에는 옐런 의장이 직접 나서 “고용 목표는 대체로 달성됐고, 물가는 2%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따라서 이날 시장의 관심은 3월 인상이 아니라 앞으로 언제, 몇 차례 더 금리를 올릴지에 모아졌다. 일부에서는 올해 네 차례 인상 가능성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날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는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연 3회 인상으로 나타났다. 옐런 의장은 이날 석달 만의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한마디로 시장을 안심시켰다.
다만 연준이 앞으로 계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해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매년 세 차례씩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보였다. 또 옐런은 “경제가 계속 좋아지면 금리를 3~4개월에 한 번씩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바꿔 말해 연 4회까지도 인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제이피(JP)모건 등 일부 투자은행은 올해 4번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정책 실행으로 경기가 과열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연말에는 금리가 역전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위험은 낮아 보인다. 지난 일주일(3월2~8일)간 글로벌 자금 흐름을 보면, 신흥국 주식과 채권 펀드에 모두 자금이 순유입됐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신흥국 경기의 동반 회복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으로 들어온 외국인 주식자금 대부분은 한국에 집중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향후 새 정부 출범으로 경기 부양 기대감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은 당분간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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