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23 14:58
수정 : 2018.09.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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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거래소가 있는 미국 월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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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국외주식 1위는 ‘아마존’
알리바바·엔비디아 등 기술주에 관심
시차 때문에 의도치 않은 장기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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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거래소가 있는 미국 월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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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국외주식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겨레>가 예탁결제원에 의뢰해 뽑은 ‘증권사 투자자분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올 상반기에 개인투자자가 많이 산 종목은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순으로 나왔다. 그동안 나온 외화주식 결제금액 통계는 증권사와 기업 등이 보유한 것까지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에 확인한 ‘증권사 투자자분’은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 통계와 가깝다고 예탁결제원은 설명했다.
통계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에 8억2600만달러(우리돈 9200억원) 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사들였다. 온라인 상거래업체 알리바바(5억5300만달러)와 문화·게임 콘텐츠 업체인 텐센트(5억600만달러) 등 중국 기업이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에 필요한 컴퓨터 처리 장치를 만드는 엔비디아(3억2500만달러)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억6300만달러), 넷플릭스(2억2100만달러), 자율주행 자동차 업체 테슬라(1억8100만 달러)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주식도 많이 샀다. 애플(1억4200만달러)은 10위였다. 넥슨과 라인 등 일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국외 주식은 지난해에는 10위 안에 들었지만 올해에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4차산업혁명 등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 2017년 이전만 해도 유가 등에 연동되는 이티에프(ETF·상장지수펀드) 등에 대한 투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별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경향이 뚜렸했다. 이중에서도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선호한 주식이었다. 올 상반기 10위권 안에 든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벌써 지난해 투자금액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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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투자자분 외화주식 결제금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 한국예탁결제원 제공(*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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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국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흐름을 보여주는 ‘증권사 투자자분 외화주식 보관잔액’도 2016년말 55억42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02억4000만달러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국외주식 잔고도 지난해말(3조329억원) 보다 2조원 넘게 늘어난 5조3180억원(7월말 기준)에 이른다.
개인투자자의 국외주식 투자 행렬은 이제 시작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미국주식투자정보업체 유에스스탁의 장우석 본부장은 “언론에서 국외주식 열풍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올라오고 있는 폭이 커보이는 것”이라며 “올 상반기 국외주식 거래규모는 25조원이었고, 전체 국내주식 거래규모가 1800조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 1.4% 수준이다. 일본(25%)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보다 낮은 2300선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달 22일 3453일 강세장이라는 역대 최장기록을 세우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점더 태평양 건너편을 바라보고 있다.
국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 증가는 국내 투자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시장 개장 시간이 우리 시간으로 밤이다 보니 잠 안자고 들여다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처럼 자주 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차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계속 주식을 사고 팔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의도치않게 국외 기업에 장기투자를 하는 셈”이라고 웃었다.
장우석 본부장도 “그동안 증권사들은 평균 매매회전율이 떨어지니 수수료 수입이 별로 안되는 국외주식을 다루지 않았고, 인력 투자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이 스스로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단타매매나 테마주 선호 대신 실적에 따라 주가를 평가하는 미국 투자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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