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투자 집단행동 줄어”
외국인투자자들이 무리를 지어 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반대로 특정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경향이 크게 줄어드는 등 이들의 주식매매 행태가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보유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게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일부 비판적인 시각과는 다른 결론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호가·체결 자료를 이용한 외국인 주식투자행태 연구’ 보고서에서, “증권거래소의 2002∼2003년 호가·체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군집행동 정도가 외환위기 직전 및 직후보다 상당히 약해졌고, 시세 추종적인 매매도 제한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군집행동이란 특정 투자자집단이 시장 전체의 경향과 반대로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거나 파는 행위를 말하며, 시세추종 매매는 과거에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따라서 매수하고 수익률이 낮은 주식을 파는 전략을 말한다. 두 가지 경향이 높을수록 매매행태가 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한다.
박창균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02~2003년 사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일별 ‘H-지수’는 0.0094로, 외환위기 직전의 0.21∼0.23보다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H-지수는 주식 투자자들이 특정주식을 집단적으로 동시에 매도하거나 매수하는 군집행동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지표로, 지수가 클수록 주식시장 전체 흐름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특정주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뜻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격이 오른 종목을 사고 내린 종목을 파는 시세추종 거래전략을 쓴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일부 종목에서만 매우 제한적으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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