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두산리조트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두산 신입사원들이 6일 오전 ‘벤처 회사 설립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이 세운 회사 비전을 설명하는 난타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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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부터 돌아라
팀별과제 풀어라
사회봉사 해보라
공연·등산도 함께 땅땅, 쿵쾅, 따당따당. 6일 오전 춘천 두산리조트에서 진행된 두산그룹의 신입사원 교육 현장에서는 신입사원 10여명이 냄비와 쟁반, 주전자 등을 두드리며 125명의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바탕 ‘난타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은 이들이 토의를 통해 만든 회사 비전 선포식의 한 행사로 이뤄진 것이다. 이들이 이날 밝힌 비전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요리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을 창출하는 회사’였다. 각 조에 파견된 선배들은 후배 사원들의 이날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점수를 매겼다.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이 바뀌고 있다. 과거 딱딱하고 일방적인 강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체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고 ‘재미’를 강조하는 교육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엘지건설은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팀을 구성해 건설 현장 체험을 하도록 한다. 교육과정에서 각 팀마다 선배 1~2명을 붙이고, 현장이 어떻게 조직돼 있고, 각 부서마다 어떤 일을 하고, 현장에서 지켜야 할 수칙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롯데백화점도 과거에는 그룹 연수원 교육과 각 부서 교육을 절반씩 진행했는데, 본인들의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서 배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케이티에프는 딱딱하고 무거울 수 있는 회사의 사가를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 나오는 ‘쟁반 노래방’ 형식을 도입해 조별로 발표하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아예 회사 업무와 연관된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곳도 있다.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는 교육과정 중 ‘싸이월드 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자’를 목표로 팀 프로젝트를 준다. 수행 결과는 자체평가를 거쳐 회사의 실제 서비스로 전환되기도 한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회사와 일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팀 단위로 과제를 수행하면서 팀 활동 기술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만 엘지건설 인재개발팀 사원은 “예전에는 각 사업본부 전문가들이 와서 그냥 설명해주는 식의 강의를 했다면, 요즘은 경험을 중시해 기업들은 신입사원들을 현장에 직접 보내고 재미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한다”며 “체험을 한 뒤 실무에 들어갔을 때 적응력이 훨씬 빨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사회 공헌 활동이 중요시되면서 사회봉사 활동을 신입사원 교육에 포함시키는 회사도 늘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해 신입사원 교육과정에 사회봉사 활동을 신설했다. 교육 막바지에 사내 봉사단체인 ‘이웃사랑’과 함께 모든 신입사원이 하루 봉사활동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하반기 뽑은 신입사원들에게 장애복지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 하루 봉사를 하도록 했고, ㈜에스케이도 지난해부터 사회봉사활동을 신입사원 교육과정에 추가했다. 효성그룹은 ‘변화와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등산을 하면서 각 팀별로 과제를 수행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한샘은 지난해 31일 신입사원 교육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태백산 야간등반을 하기도 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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