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고용지원센터에서 ‘청년 고용서비스(YES)’ 가운데 ‘직업지도’ 프로그램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28일 직업분류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직업흥미를 파악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상담원과 깊은 대화 자신감·여유 되찾아
구체적 취업지도도
구체적 취업지도도
‘얼어붙은 청년실업률을 녹일 수 있을까?’
노동부가 지난 9월부터 서울·부산 등 전국 15개 고용지원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 고용서비스(YES·Youth Employment Service)’ 프로그램이 청년 구직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년 실업자들 가운데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는 아직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청년실업자를 위한 특화된 고용서비스의 바람직한 방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서비스 선진화’의 핵심인 ‘깊은 상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영국의 ‘청년을 위한 뉴딜’을 본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구직자마다 전담 상담원을 둬, ‘개별 상담(3주)→직장 체험·직업 훈련(2∼12개월)→집중 취업 알선(3개월)’의 단계별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작한 지 이제 석 달째여서 취업률 등 구체적 취업 성과까지 집계되지 않았지만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크다. 3개월만에 이용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지난 9월 서울 강남 고용지원센터에서 이 프로그램의 한 가지인 ‘직업지도’ 과정에 참여했던 이기철(가명·29·실업 3개월)씨는 “내가 뭘 잘하는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짧았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스스로 실업자가 아니라 취업 준비생이라고 생각하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직업지도’는 자기 탐색, 직업 탐험 등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단계부터 인터넷으로 직업정보 찾기, 이력서·자기 소개서 작성, 모의 면접 등 실무까지 훈련하는 과정이다.
광주 고용지원센터에서 ‘청년 고용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박찬우(가명·27·실업 5개월)씨도 상담원과 깊은 상담이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실업을 경험한 젊은이들은 일생에서 두번째 사춘기와 같은 방황을 하게 된다”며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준다는 게 이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광주 고용지원센터 김성호 직업상담원은 “청년 실업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며 “당장 취업이 되지 않더라도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중·장기적으로 취업 목표를 세우고 준비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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