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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일본 “정년퇴직해도 은퇴는 없다”

등록 2006-11-30 07:43

38년 동안 일하던 회사에서 퇴직한 뒤 일본 후쿠오카공항 옆 자전거 주차장에서 일하는 마에다 토시카츠(63·오른쪽)가 지난달 13일 오후 손님의 짐을 들고 주차할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후쿠오카/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38년 동안 일하던 회사에서 퇴직한 뒤 일본 후쿠오카공항 옆 자전거 주차장에서 일하는 마에다 토시카츠(63·오른쪽)가 지난달 13일 오후 손님의 짐을 들고 주차할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후쿠오카/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제는 평생직업시대] ④고령화사회 ‘20년 더 일하기’
“이 곳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데, 직원 15명 가운데 제가 막내에서 두번째예요. ‘큰형님’은 74살이십니다.”

마에다 토시카츠(63)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일본 후쿠오카공항 오토바이·자전거 주차장의 관리원이다. 지난 2004년 38년 동안 일해온 포장 업체에서 영업부장을 끝으로 퇴직했고, 3개월만에 새 직장을 구했다. 기업들이 정년(당시 60살)을 넘겨 계속 고용을 하는 추세 덕분에 61살에 퇴직했지만, 그래도 ‘은퇴’하기는 싫었다고 한다.

15명의 노인들은 이 곳에서 하루 8명씩 4교대로 일한다. 주차, 장내 정돈, 매출장부 정리 등 단순한 노동이지만, 일하는 즐거움은 비길 데가 없다고 한다. 마에다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사회 교류가 적어지더라”며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고, 자식들도 말렸지만, 무슨 일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에다한테 일터를 구해준 곳은 후쿠오카시 ‘실버인재센터’다. 후쿠오카시는 공공 주차장 관리 업무를 전부 고령자한테 맡기고, 실버인재센터를 통해 사람을 구하고 있다.

일본 노동인구 가운데 55살 이상 인구 비율
일본 노동인구 가운데 55살 이상 인구 비율
실버인재센터는 1975년 도쿄에서 “일을 통해 보람을 찾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민간 시설이다. 일본의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정부가 1980년부터 보조금으로 시설 운영을 돕고 있다. 지난해 현재 전국 1700여곳에 이른다. 이런 숫자는 퇴직한 고령자들을 위한 지역 풀뿌리 기관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26%(130만명)를 차지하는 후쿠오카 현에도 42곳이 있다.

후쿠오카 실버인재센터 연합회의 카나마루 야스카네 사무국장은 “60살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며 “고령자한테 일을 맡기면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잘 한다는 신뢰가 쌓여가고 있는 게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령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회원 등록은 노인인구의 2%대에 머물고 있다. 소개 직종이 대개 주차 관리, 정원사, 수도·가스 검침원 등 공공사업과 관광 안내원, 육아 도우미 등 단순 임시직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유로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도 많지만, 고령자들끼리 ‘워크 쉐어링(일 나누기)’을 하다보니 ‘용돈’ 수준 이상의 돈을 벌기 어렵다.

실버인재센터 연합회 적정취업지도관 하시모토 메이지는 “고학력·전문직 출신 고령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소개할 일감이 마땅치 않다”며 “사무직과 정보통신, 시스템 엔지니어 등 좀더 전문적인 일자리를 개척하고, 단기직이 아닌 정식 고용 알선까지 업무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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