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대학 핵심인재 육성 협력 프로그램
엘지전자 산학협력 통해 공채인원 20% 뽑아
현대·기아차는 전담 계열사 두고 연구원 채용
현대·기아차는 전담 계열사 두고 연구원 채용
엘지전자는 지난해 정시채용 2천명 가운데 20%인 400명을 산학협력 장학생과 인턴십 제도 등을 통해 뽑았다. 이 회사에서 이런 방식의 채용 비중은 2005년 10%(2500명 중 250여명)에 견줘 갑절 늘어난 것이다. 엘지전자의 이희국 기술총괄(CTO) 사장은 “실무형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한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현실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핵심기술 개발에 목말라 있는 대기업들은 주요 대학과의 협력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인재를 키우고, 대학 안에 아예 연구센터를 설치하거나 관련 학과를 개설하기까지 한다.
‘엔지브이’(NGV). 현대·기아차의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계열사다. 지금까지 실무 위주의 교육을 통해 채용한 석·박사급 인력만 400명을 넘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엔지브이의 연구장학생 제도로 길러낸 연구원 95명을 남양연구소에 집중 배치했다. 연구장학생 제도는 매년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150여명을 뽑아 2년 과정의 실무 교육을 거쳐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제도다. 선발된 학생들은 직접 자동차를 설계하고 제작에도 참여한다. 2005년 138명, 지난해엔 144명이 이 과정을 통해 입사했다.
엘지전자는 지난달 22일 연세대와 우수인력 양성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2012년까지 6년 동안 40억원을 투자해 △멀티미디어 영상압축 △디지털 텔레비전 등 분야를 연구할 석·박사급 학생 20여명을 선발해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엘지전자는 고려대, 한양대 등 9개 대학과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엘지트랙’을 운영해 왔는데, 정시채용 과정에서 이런 주문형 방식으로 선발하는 신입사원 비중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성균관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 휴대폰학과를 개설한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 인하공전, 동양공전 등 전문대로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소정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입사 지원 때 가산점이, 성적 우수자한테는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은 일선 현장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던 사내 2년제 대학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4년제로 확대했다. 강면 하이닉스 인사담당 상무는 “직원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현장형 우수인재를 키우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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