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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버드나무’ 큰 그늘아래 자부심 갖고 일한다

등록 2007-09-10 14:45

올해 하반기에 입사한 유한양행 새 사원들이 본사 사옥 인근에서 잘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올해 하반기에 입사한 유한양행 새 사원들이 본사 사옥 인근에서 잘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일터 살펴보기] 유한양행
10년 전,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에 새로 들어선 유한양행의 현재 사옥은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의 집터에 자리잡고 있다. 유 박사는 생전에 언덕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바로 옆에 위치한 사옥을 자주 바라봤다고 한다. 유한양행의 상징인 버드나무 모양이 새겨진 회전문을 통해 사옥 1층으로 들어서면 유 박사의 유품이 전시된 기념관이 마주한다. 한 직원은 “수위 아저씨가 기념관에 들어가실 때 유 박사님의 초상화에 인사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타계한 지 이미 36년이 지났지만 유 박사의 흔적은 유한양행에서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지난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경영자로 존경받고 있다. 고인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 현재 유한양행 지분 중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을 비롯한 공익 법인 몫이 30% 정도다.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으로 할당되는 배당금은 교육 및 사회 사업에 쓰인다.

투명성 장점…사회에 도움 주는 제품 만들어
최고경영자 모두 평사원 출신…직장인들의 ‘꿈’

홍보팀 김종원 주임은 “유한재단에서 장학금으로 쓰인 누적 금액은 지난 30여년 동안 100억원이 넘는다. 영업을 하다보면 젊은 시절 유한재단의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유한양행 제품을 쓰겠다는 고객들을 만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성과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는 문화는 직원들에게 큰 자부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겨레>가 직군별, 연차별로 대표성이 있는 직원 19명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한 결과 대다수가 ‘사회적 신뢰’나 ‘투명성’을 회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한 직원은 “이윤을 위해 아무 제품이나 취급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발전시킨다는 것이 회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주요 국내 제약회사 채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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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전체 직원수는 14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영업직군이 50%를 차지한다. 연구개발(R&D)직군이 20%이며 나머지는 생산 및 기타 관리 부분 직원들이다. 올해 상·하반기 공개·수시 채용을 통해 312명이 새로 입사했다. 초임 연봉은 3300~4000만원 정도이고, 복리후생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지난 1998년과 2002년, 입사 만 2년 이상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두 차례 부여하기도 했다. 2006년 기준으로 평균 이직률은 0.91%에 불과하며 노사 분규는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종원 주임은 “사장도 월급을 받는 근로자라는 의미로 ‘노사’가 아닌 ‘노노 관계’라는 표현을 쓴다”며 “실적 보고를 할 때 노조 위원장이 꼭 참여한다. 노조가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큰 마찰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래서 전통적으로 회사 종사자들 모두가 가족 공동체라는 의식이 강하다. 영업직에서 2년간 근무했던 박 아무개씨는 “가정사에 어려움이 있을 때, 사원간의 자발적인 지원과 협조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유 박사 타계 뒤 본격 도입된 전문경영인 제도와 이사회와 운영위원회 등에서 협의를 통한 신중한 의사 결정은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뒤받침하고 있다. 특히 현재 차중근 사장을 비롯한 유한의 최고경영자들은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직장인들에게 큰 매력이다.


제약업체 전체 임금수준
제약업체 전체 임금수준
전통성과 안정성이라는 측면을 뒤집어보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설문조사 대상 직원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부족’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긴 점’ 등을 회사 단점으로 꼽았다. 여성에 대한 복지 제도는 잘 갖춰져 있지만 여성 임원은 아직 한 명도 없다. 특히 영업 분야에서는 여직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사총무팀 민경대 과장대리는 “여성 인력을 더 뽑으려고 한다. 그러나 지원자 수도 적고 남성 위주 문화인 제약 영업의 특성상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과장 및 차장급 여직원이 있지만 임원이 될 만큼 오래 근무한 여직원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유한양행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이 드문 일이다.

지난 상반기 유한양행은 2337억원의 매출을 올려 동아제약, 한미약품에 이어 제약업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한양행도 경쟁사들처럼 영업직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150여명, 올해에도 210여명의 영업사원을 뽑았다. 유한양행의 영업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박아무개씨는 “제약 영업계에는 탈법적인 요소가 많다. 그런 방식을 공격적으로 취하는 회사가 제약 업계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유한양행이 오랫동안 업계 상위권에서 있으면서 한국 제약산업 전체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유한양행은 탄탄한 재무 구조와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미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5년 용인시 기흥에 업계 최대 규모의 중앙연구소를 마련해 이전했다. 1990년대 초 개발을 시작해 2005년 식약청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소화성궤양 치료제 레바넥스가 현재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제약 업계는 규제 강화, 시장 개방,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요구 등 환경적인 변화가 많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준비된 업체들은 환경 변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그런 회사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명한 경영으로 사회적 이미지가 좋고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제품 도입이 잘 되고 있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선배, 이게 궁금해요

-의약품 판매하는 영업직에서 일하기 위해 약학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까?

=약학이나 의학계열 및 자연계열 전공자의 지식은 영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입사 뒤 1개월여간 입문교육을 통해 의약품 전반에 대해 배웁니다. 지점 배치 뒤에도 지속적인 제품 교육, 영업스킬 교육 등이 있어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들도 의약품 영업 전문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이나 외국 파견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지원하나요?

=국제화 역량 강화를 위해 해마다 2~3명씩을 미국, 캐나다 등 외국 전문교육기관 및 학교에 6개월 이상의 어학 및 직무 전문화를 위한 연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내 어학연수로는 해마다 15~20명정도를 현대인재개발원과 연계한 전문 어학 과정에 파견하고 있습니다. 각 사업 부문 별로 사내 어학공개강좌와 전문능력향상을 위한 개별 외국어학원 수강 지원을 실시합니다.

-채용 방식은 어떤가요?

=영업직군의 경우 상·하반기 정기 공채를 실시하며 신입사원 위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전문직군(R&D, QC)의 경우는 인원이 필요하면 수시 공채로 전형이 진행됩니다. 이 경우 필요에 따라 신입과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온라인 상시채용 메뉴를 통해 항상 입사지원서를 받고 있습니다. 지원서는 인력풀에 저장돼 해당 부문의 채용 사유가 발생할 때 전형을 진행합니다.

-입사지원서에 음주와 흡연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는데, 묻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건강과 관련된 기업으로서 지나친 흡연과 음주는 종업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관심의 차원입니다. 채용 전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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