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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2 09:44 수정 : 2018.01.16 17:41

평창올림픽 인력채용 누리집 갈무리.

평창올림픽 단기인력 채용 지원자가 겪은 ‘황당’ 면접
“가혹하다고 하니 열정페이 요구하면 어쩌겠냐고 물어”
조직위원회 “지원자 마음가짐 확인하려고“ 해명
지원자 “각오 보여주려 법 어기겠다고 말해야 하는지”

평창올림픽 인력채용 누리집 갈무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기간 일하기를 희망한 사람에게 ‘하루 15시간 주 7일 일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인천공항베뉴운영센터 인력운영관리 단기 인력 채용에 지원한 김아무개씨는 12일 “지난해 12월 중순에 서류전형에 합격한 뒤 면접을 보러 갔다”며 당시 “면접관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도 일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무리 그래도 하루 15시간은 너무 가혹하다고 하자, 면접관이 ‘열정페이를 요구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지원한 ‘인력 매니저’는 올림픽을 치르는 약 2달 동안 인천공항의 체크인센터 등 주요 장소(베뉴·VENUE)에서 일할 자원봉사자 등을 관리하는 일이다. 조직위원회의 채용 공고에는 월 급여 209만원에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은 조직위 채용지침에 따라 별도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공고 내용만 봐서는 노동법 위반이 아니지만, 김씨가 면접 장소에서 들은 노동시간(최대 주105시간)은 한주 최대 68시간의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 쪽은 “지원자의 마음가짐을 확인해보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일이 굉장히 고될 것이라 계속 일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실제로는 그렇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노동부에서 파견된 근로감독관이 근로계약서들을 전부 검토했고 문제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면접 당시 면접관의 ‘열정페이’ 질문에 “건강을 해치면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에서 떨어졌으며, “합격했더라도 일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었다”고 했다. 김씨는 “올림픽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지원했던 것”이라며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 법도 어기겠다고 말했어야 한단 것인지, 갑질을 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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